"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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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구미=정창구 기자] 이른 아침, 아직 공기가 차가운 3월의 들녘. 고령군 덕곡면 예리와 개진면 부리의 재활용 수거장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장갑을 낀 손에는 비료포대와 폐농약병 자루가 들려 있었다. 누군가는 묵묵히 허리를 굽혀 폐기물을 주워 담고, 누군가는 분류 작업에 여념이 없다. 말없이 이어지는 손길 속에서 '깨끗한 농촌'을 향한 공동체의 의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16일, 덕곡면과 개진면 새마을회가 동시에 영농폐자원 수거 활동에 나섰다. 덕곡면 새마을회 남녀지도자 25여 명이 참여해 폐농약병과 비료포대를 수거하며 농촌 환경 정비에 나섰다. 같은 날 개진면 새마을회도 회원 30여 명이 참여해 마을 곳곳의 폐농약병과 농약 봉지를 집중 수거했다.
개진면 농로와 배수로 주변에는 그동안 방치돼 있던 폐농약병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회원들은 하나하나 주워 담으며 "이걸 그대로 두면 결국 우리 땅이 병든다"는 말을 건넸다.
덕곡면 수거장에서는 비료포대와 농약병이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되고 있었다.
흙이 묻은 자루를 털어내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분류하는 작업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환경을 되살리는 과정이었다. 한 회원은 잠시 허리를 펴며 말했다. "힘들어도 우리가 해야죠. 우리 마을이니까요."

이날 활동은 단순한 청소를 넘어 토양과 수질 오염을 막고, 재활용을 통해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버려진 폐기물이 다시 자원이 되는 순간, 참여자들의 손끝에서 '순환의 가치'가 살아났다.
김병호 덕곡면 새마을협의회장은 "바쁜 영농철을 앞두고도 함께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거 활동으로 주민들과 함께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현택 개진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 "폐농약병이 방치되면 토양과 수질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적인 수거 활동을 통해 깨끗한 농촌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정우 덕곡면장은 "새마을회의 헌신 덕분에 덕곡이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나아가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이주영 개진면장은 "바쁜 시기에도 환경보호에 앞장서 준 회원들에게 감사드리며 행정에서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수거장에는 정리된 폐농약병과 비료포대가 차곡차곡 쌓였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작을지 몰라도, 그 속에는 마을을 지키는 마음과 공동체의 힘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흙을 일구는 손이 이제는 환경까지 지켜낸다. 덕곡과 개진의 들녘에서는 오늘도 조용하지만 단단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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