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CJ올리브영, 차기 대어 주목…IPO 시장 구원할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마저 시장 외면을 받으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변동성을 확대한 코스피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을 준비하던 예비 주자들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케이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10.58% 급락한 6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상장 후 기록한 최고가(9880원)보다 29.85% 하락했으며, 공모가(8300원) 대비로도 16.50% 내린 수치다. 특히 상장 첫날은 코스피가 10% 하루에만 가까이 오른 급등장이었는데도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는 점이 뼈아프다.
케이뱅크의 부진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IPO 시장 전체의 투심을 얼어붙게 하는 요인으로 번지고 있다. 상장 도전만 세 차례 기록한 'IPO 삼수생' 케이뱅크는 과거보다 몸값을 낮추고, 올해 코스피가 6200까지 치솟던 호황기에 '2026년 코스피 1호 상장사' 타이틀을 달고 데뷔했으나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앞세운 성장성보다는 수익 구조의 편중성과 지속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선 특정 플랫폼에 치우친 수신 구조가 거론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부침에 따라 은행의 기초 체력이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서다.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 대비 기업 가치를 높게 산정했다는 고평가 논란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부른 요인으로 풀이된다.
대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도 하방 압력을 부추겼다. 이날 코스피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와 1500선에 육박한 환율 등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5.96% 감소한 5251.87에 장을 마감했다.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노출된 '새내기주'부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다.

자연스레 시선은 차기 IPO 대어 자리를 노리는 무신사와 CJ올리브영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들 모두 상장 의지가 확고한 데다, 현재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과 견조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2427억원을 기록해 창사 첫 '매출 1조 클럽'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또한 1000억원대를 기록해 탄탄한 수익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뷰티 전문관 '무신사 뷰티'를 통해 CJ올리브영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 상장 시점 몸값 산정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CJ올리브영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IPO 잠룡'으로 시장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매출 4조8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대를 기록했으며 오프라인 헬스앤뷰티(H&B)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을 만큼 경쟁자가 없는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배송 서비스와 온라인 몰의 성장을 통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의 가치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CJ그룹의 승계 구도와 맞물려 상장 시점에 대한 신중론도 나오지만 기업가치 면에서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다만 무신사와 CJ올리브영이 올해 안에 IPO에 나서더라도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녹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기업 모두 압도적 실적을 기록 중이나, 시장을 짓누르는 고평가 논란과 투자자들의 불신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IPO 시장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중 공모가보다 상장일 종가가 낮게 형성된 경우는 3곳 중 1곳에 달했다. 기업 중 추정실적을 달성한 기업 역시 5.7%에 불과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이제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매크로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이익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며 "무신사와 올리브영이 각 분야 1위 사업자라 할지라도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만한 밸류에이션 전략 없이는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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