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성희롱과 갑질 행위로 해임된 공군 군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공군 군무원 A 씨가 공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소속 5급 군무원인 A 씨는 부하 직원에게 "그런 옷 입지 말아라. 병사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척추 보호대를 착용한 직원에게 "코르셋을 입은 것 같다"고 발언했다.
부하 직원들에게 재계약을 언급하며 압박하거나 행정실 출입 시간을 제한하고, 당직 근무 후에도 사실상 시간 외 근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공군본부 군무원 징계위원회는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과 성실의무위반(갑질)을 사유로 A 씨를 해임했다.
이에 A 씨는 일부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해임은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전 씨의 일부 성희롱 발언과 갑질 행위가 실제로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A 씨의 주장과 같이 해임 처분이 과도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발언 등은 객관적으로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언행으로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부하 직원들에게 재계약을 언급하며 압박하거나 행정실 출입을 제한하는 행위 등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로 '갑질'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성희롱 발언들이 모두 신체 접촉 없이 이뤄진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하고, 남녀 간 성적 관계를 직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성적 만족을 위해 상대를 농락하려는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갑질 행위는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고, 인정된 비위행위 역시 개별적으로는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임은 군무원 신분을 곧바로 박탈하는 중징계로 불이익이 매우 큰 만큼, 더 가벼운 중징계로 징계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만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보직 변경이나 전출 등으로도 피해자와 분리 조치를 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임이 불가피한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약 23년 동안 징계 없이 근무하며 A 씨가 여러 차례 표창을 받은 점도 참작됐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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