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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특검 90일간 구속영장 '제로'…의혹 일소 역부족
쿠팡 유착 결론, '관봉권' 처분 미뤄
역대 '빈손 비판' BBK특검 등과 비교


관봉권 띠지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관봉권 띠지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관봉권·쿠팡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 시도도 없이 수사를 종료하면서 '빈손 특검'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쿠팡과 전직 검찰 간부 간 유착 의혹에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고, 관봉권 의혹 처분도 검찰에 넘기며 '특검 무용론'까지 제기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권섭 특검은 지난 5일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시간상 제약'과 '엄격한 수사 절차 준수' 등 여러 사정으로 특검에서 미처 밝혀내지 못한 부분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관할 지방검찰청에 이첩해 계속 수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수사를 통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와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부하 검사를 배제한 엄희준·김동희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특검팀이 핵심 의혹인 '유착'의 실체에 접근하지 못한 채 절차적 문제만 짚는 수준에서 수사를 매듭지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검팀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보고서에 압수수색 결과 고의 누락 의혹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정보 누설 의혹 △고용노동부-쿠팡 유착 의혹 등은 사실상 무혐의 취지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33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2025년 12월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33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2025년 12월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쿠팡 유착 정황'에도 결론 못내…관봉권 의혹 처분 미뤄

쿠팡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대검 관계자들과 쿠팡 측 변호인단 사이의 빈번한 통화 내역 등 유착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포착했다. 쿠팡 측과 고용노동부의 유착 의혹을 두고도 "의심되는 정황만 확인됐는데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사실상 특검 단계에서는 실체를 규명하지 못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엄 검사와 김 검사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 것도 법리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한다. 박철완 부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은 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피의사실 중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이 법리적으로 죄를 구성할 수 있는가"라며 "그간 큰 관심을 가져 온 검찰 의사 결정 시스템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이어 "직권남용죄 범행 객체는 권리행사를 방해받거나 또는 의무없는 일을 한 사람이 돼야 한다"며 "피의사실 구성과 관련해 제 눈에 아주 어색하게 부딪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특검팀 수사에서 가장 큰 논란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의 처분을 검찰에 넘긴 것이다. 안 특검은 브리핑에서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등 의혹을 증명할 만한 뚜렷한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무혐의 취지의 수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특검팀은 직접 불기소 처분을 하지 않고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

특검법 제10조 5항은 '수사기간 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수사기간 만료일부터 3일 이내에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안 특검은 이 조항을 들며 "상설특검법상 혐의가 있을때는 기소를 결정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불기소 처분을 해야 된다는 말이 없다"며 "특검이 그동안 수사를 한 결과는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혐의 없음' 판단을 한 셈인데도도 처분을 검찰에 떠넘긴 것은 책임 회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특검에서도 불기소 처분을 한 예는 적지않다. 90일간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스스로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공을 넘긴 것이다.

다스의 ‘120억 원 횡령' 정황을 파악하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호영 전 BBK 특별검사가 2018년 2월 3일 오후 서울동부지검에 소환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다스의 ‘120억 원 횡령' 정황을 파악하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호영 전 BBK 특별검사가 2018년 2월 3일 오후 서울동부지검에 소환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구속영장 제로' 특검 비판…특검 무용론 자초

특검팀이 남긴 '피의자 구속영장 청구 0건'이라는 기록은 역대 특검 중에서도 예가 많지 않다.

2008년 BBK 특검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호영 특검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다스·도곡동 땅 차명소유 및 BBK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피의자 신병 확보 시도도 없이 무혐의 결론을 내려 '면죄부 특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의혹을 수사한 내곡동 특검 등이 한 번도 구속영장을 청구조차 하지 않고 활동을 끝냈는데 모두 특검 무용론을 불러왔다.

2018년 '드루킹' 특검의 경우 결과적으로 신병 확보는 실패했지만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상대로 구속영장은 청구했다.

특검팀은 90일 활동 동안 공식·비공식을 떠나 언론 브리핑도 1차례에 그쳤다.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처음이자 마지막 브리핑이었다. 언론 브리핑 의무화를 명시한 일반 특검법과 달리 상설특검법에는 브리핑 규정이 없기는 하지만 역대 특검 중에서도 적절한 알권리 충족에 소극적인 편이었다는 평가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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