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규탄사 사이에 비트처럼 박힌 "부동산"
조국혁신당 창당 2년 '자강' 강조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국민의힘이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대법관 증원법·재판소원제)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반발하며 장외 투쟁에 나섰다.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펼치며 민심에 호소하려는 의도였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 중이었다는 점과 장동혁 대표의 부동산 문제만 부각되면서 역효과를 나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재명 정부 최대 효과로 주목받았던 주가가 출렁였다. 민주당은 최근 코스피 6000 돌파에 의미를 두며 국민의힘을 압박했지만, 자금시장 변동성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중동 사태를 이유로 기름값을 올린 정유업계를 겨냥하며 강력한 단속을 주문했다.
◆"성조기 좀 치워라"…국힘, 우왕좌왕 첫 도보 행진 풍경
-지난 3일 장외 투쟁에 본격 돌입한 국민의힘의 첫 도보 행진 분위기는 어땠어?
-시작은 열기가 꽤 달아올랐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 국민 규탄대회'를 연 뒤 행진을 시작했는데, 현장에는 지지자들 200여 명 정도가 먼저 모였거든. "장동혁 화이팅", "장동혁 힘내라" 같은 구호가 계속 나왔고. 태극기를 들고나온 사람들부터 성조기와 '윤어게인' 띠를 두른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어. 트럼프의 MAGA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고.
-그런데 행진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좀 어수선했다고.
-국회를 나서기 전부터 지지자들이 대열 주변으로 몰리면서 동선이 엉켜서 대열을 한두 번 정비하기도 했고, 한 시민이 장 대표를 향해 "부동산 약속 지켜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이 "개딸 나가라"고 맞받아치면서 잠깐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지.
-이뿐만 아니야.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국회를 떠나기 전부터 "대통령도 없는데 청와대를 왜 가나?" "대통령이 순방 중인 것도 모르냐" "빈집 털러 가는 것도 아니고"라며 장동혁 대표의 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어.

-그런데 당 깃발이나 '사법 3법' 관련 피켓보다 성조기나 태극기가 더 많이 보이던데?
-여의대로 쪽을 지날 때 행렬 뒤쪽에 있던 한 의원이 "성조기 좀 치워라", "국민의힘 깃발 하나 갖고 오는 게 그렇게 어렵나", "'사법 파괴' 문구가 담긴 피켓은 없느냐"고 말하는 장면도 있었어.
-이후에도 한 번 더 멈췄다면서.
-여의도공원 앞에서 또 한 번 멈춰 섰는데, 집회 신고가 안 된 상황이라 구호를 외치지 않는 '침묵 행진' 형식을 택하기로 하면서 현장이 또 술렁였어. 김민수 최고위원이 확성기를 들고 직접 올라가 "지금부터 침묵 행진을 해야 한다"고 알리자, 주변에서 "무슨 일이냐", "왜 갑자기 말하지 말라는 거냐"는 말이 나오면서 한동안 혼란이 이어졌지. 이후에는 간혹 "이게 민심이다"라고 외치거나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조용히 이동해 행진을 마쳤어.
-그러나 결과적으로 투쟁 명분이던 '사법 3법' 저지 동력도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청와대가 비어 있는 상황이 되면서 힘이 빠졌고,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취지였지만 현장에서는 '윤어게인' 구호만 부각되며 민심에는 전혀 닿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와.

◆"집 팔자 장동혁~" 노래까지…조롱에 묻혀버린 현장 의총
-지난 5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인근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면서?
-응.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을 향해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려고 현장 의원총회를 열었거든.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검은 마스크까지 쓴 상복 차림으로 비장하게 늘어섰어. '삼권분립 파괴 당장 중단하라', '사법파괴 3법 대통령은 거부하라' 등 피켓을 들고 결기를 다졌지만, 현장 분위기는 시작 전부터 심상치 않았어.
-반대 측 지지자들이 이미 와 있더라고.
-맞아. 의원들이 도착하기도 전부터 인근에 모인 반대 지지자들의 확성기 소리가 현장을 집어삼켰어. 송언석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의원들이 차례로 규탄사를 외칠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는데, 그 소리가 장 대표 순서에서 정점을 찍었지. 장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첫마디를 떼기도 전에 "부동산 장동혁" "약속 지켜 장동혁" 같은 고함이 터져 나왔어. 장 대표의 다주택 처분 논란을 정면으로 겨냥한 공격이야. 장 대표 발언 내내 "장 대표는 지금 당장 약속 지켜라" "집 팔자 장동혁"을 외치는 바람에 장 대표 규탄사는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았어.
-그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발언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었어?
-장 대표는 짐짓 못 들은 척 목소리를 높여봤지만, 반대 측의 공세는 더 거칠어졌어. 나중에는 멜로디까지 붙여서 "집 팔자 장동혁~ 약속 지켜 장동혁~"이라며 조롱하듯 노래까지 부르더라고. 그 외침들이 규탄사 사이사이 마치 비트처럼 박히니까 흐름이 툭툭 끊길 수밖에 없었지. 장 대표도 신경 쓰였는지 두 손을 꽉 쥐고 발언을 이어갔는데, 정작 전달돼야 할 메시지보다 노래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였어. 취재진조차 발언을 제대로 듣기 힘들었거든.
-현장에 있던 의원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어. 신경 쓰이는 듯 그쪽을 쳐다보거나 두리번두리번하는 의원들도 있었어. 원내 투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계속해서 장외투쟁을 시도하고 있지만 매번 쉽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 현장에 같이 있던 한 의원은 <더팩트>에 "체계도 의미도 없는 장외투쟁"이라며 씁쓸함을 토로하기도 했어.

◆비바람 속 달아오른 조국혁신당 2주년…독자 생명력 시험대
-혁신당이 최근 2주년 기념대회를 했다고?
-응. 조국혁신당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박물관에서 전국 당원들을 결집해 기념대회를 열었어. 앞서 국회 본관 계단에서 '2026 지방선거 정치개혁 촉구 결의대회'도 진행하기도 했지.
-당일 날씨가 꽤 안 좋지 않았나?
-맞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서 우산을 쓰고 걷기도 쉽지 않은 날씨였어. 그런데도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온 500여 명의 당원들이 투명 우비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지. 규탄대회 특성상 행사 동안에는 우산을 들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은 비를 맞으며 구호를 외쳤어.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전국 당원들이 이렇게 다 같이 모이는 기회가 얼마 없다 보니 상당히 뜨거운(?) 분위기였어. 이들은 '중대선거구제도입 양당독점구도혁파'라고 적힌 한 글자 피켓을 들고 "지금 당장 정치개혁 국민 뜻대로 정치개혁" "내란청선 정치개혁 조국혁신당이 완수하자" "국민이 명령하는 정치개혁 국회는 응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지.

-조 대표는 어떤 메시지를 냈어?
-조 대표는 이날 정치개혁과 '자강'(自强)을 핵심 메시지로 제시했어. 결의대회에서 조 대표는 "내란 종식은 정치개혁으로 완성될 수 있다. 정치개혁이야말로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했어. 이어진 기념대회 본행사에서는 향후 당 진로와 관련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강"이라고 강조했지. 최근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가 무산된 상황을 언급하며 결국 '스스로 힘을 키어야 연대도 통합도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야.
-당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인정했지?
-응. 조 대표는 "현재 우리 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며 여러 난관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어. 그러면서 당의 미숙함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스스로를 낮췄지. 그는 "부족함이 있다고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부족함이 있는 동지의 손을 잡아 달라"며 "상대의 약점을 지적하기보다 상대의 강점을 치켜세워주셔라"고 주문했지. 코스피 6000의 그늘을 살피는 따뜻한 정당,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동지가 되겠다고도 약속했어.
-참석자들 반응은 어땠어?
-조 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국회의원과 당직자, 당원들은 여러 차례 "조국"을 연호하며 지지를 보였어. 행사장 분위기도 상당히 고무됐고.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출마자 220명들을 한명 한명 인사하는 혁신 이어달리기를 비롯해 당원 자유발언, 떡 케이크 나누기 등 기념행사를 이어갔어. 조 대표가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한 만큼,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독자 생명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하>편에 계속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