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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하메네이 제거 후폭풍…北 김정은 복잡해진 셈법
北 "주권침해" 비판…트럼프 언급 무
김정은 경호 및 내부 통제 강화 전망
도발 전례 有…즉각 행동 가능성 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에 이어 두 달 만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의 외교·안보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만났던 모습. /뉴시스, AP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에 이어 두 달 만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의 외교·안보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만났던 모습. /뉴시스, AP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에 이어 두 달 만에 또 다른 '참수 작전'이 현실화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외교·안보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한국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역대 전쟁 유공자들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우리는 해낼 것"이라며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장대한 분노'(Epic Fury)라는 이름의 공습 작전을 단행해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이는 지난 1월 3일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 작전으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이란 공습 이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비호 두둔 속에 개시된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적 공격과 그에 합세한 미국의 군사 행동은 철두철미, 불법무도한 침략행위이며 가장 추악한 형태의 주권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전쟁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지역의 당사국들과 이해 관계국들은 거짓 평화의 판단 밑에 침략과 전쟁을 선택한 불법행위자들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동정세 흐름의 본도를 평화와 안정으로 되돌려 세우는 데 응당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한 메시지 수위를 일정 부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mm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이 미국을 향한 메시지 수위를 일정 부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mm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다만 북한이 미국을 향한 메시지 수위를 일정 부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은 자제했고, 이후 관련 추가 보도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김 위원장은 담화가 보도된 지난 1일 황해북도 상원군의 '상원세멘트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며 내부 경제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규덕 한라대 초빙교수(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는 이날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NK포럼에서 "북한 입장에선 '트럼프를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커졌을 것"이라며 "대미 협상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 인식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이번 공습을 체제 안전과 직결된 전략적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 수년간 축적해온 정밀 첩보와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에서 보여준 실행력은 김 위원장에게 단순한 경고 이상의 실존적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 신변 경호 및 내부 검열, 통제 강화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무력 실전 배치를 더욱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이미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와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며 핵 지위의 기정사실화를 재확인한 바 있다.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전략적 목표는 유지하되, 하메네이 제거 사례를 계기로 핵을 통한 체제 억지력 강화 의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일정 수준 관리하며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진은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작업자들이 도로 위 육교에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대형 사진을 설치하는 모습. /뉴시스, AP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일정 수준 관리하며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진은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작업자들이 도로 위 육교에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대형 사진을 설치하는 모습. /뉴시스, AP

반면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일정 수준 관리하며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지난 제9차 당대회 시 대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으나 중동사태 추이 등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으로서는 4월 미국의 러브콜을 거부하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 눈밖에 나지 않도록 응해야 하는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북미대화 개최 시 전제조건 없는 대화라 하더라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수 없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하는 북한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북한이) 딜레마 상황 속에서 이란 사태 전개 추이도 관측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때 도발을 감행한 전례가 있다"면서도 "현재 즉각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변수는 미국의 전략적 여력과 우선순위라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다음 과제'로 규정하면 한반도 정세는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도 이러한 변수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노 교수는 "(북한이) 북미 관계가 경색되거나 위협을 느끼면 한반도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며 "우리도 이러한 변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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