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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없는 청와대로…'윤어게인'에 갇힌 국힘 장외투쟁
張 "애국시민 힘 모아 달라" 호소
외부 투쟁으로 내부 비판 잠재우기
당내 "민심 역행" "윤어게인만 보고 가면 안돼" 비판


국민의힘 장외투쟁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마포역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장외투쟁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마포역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종로=김수민·김시형 기자] 국민의힘이 다시 한번 거리로 나섰다. 국회 내 소수 야당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내홍으로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여론전'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장외투쟁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오히려 고립을 자초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당 소속 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들과 함께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어 청와대까지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도보행진'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께 강력하게 경고한다. 장기 독재의 꿈을 버리고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사법파괴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저와 국민의힘 그리고 우리 애국시민은 독재를 막기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애국 시민과 자유우파 국민이 지금 내고 있는 목소리가 대한민국의 자유와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임에 동의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나의 모습으로 뭉쳐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투쟁의 표면적 명분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제 도입·대법관 증원)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기 위함이다. 압도적 의석수를 앞세운 여당에 맞서 국회 안에서는 더 이상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외로 나가 호소함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고 정부·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여론전'의 성격이 짙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사법파괴 3법은 내용 자체가 민주주의와 헌법 왜곡인데, 국회 안에서 아무리 말해도 잘 먹히지 않고 있다"며 "생각보다 국민들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환기해 알려드리는 대국민 호소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혼란스러운 당내 상황에 대한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는 전략적 의도도 읽힌다. 최근 당 내부에서는 당권파조차도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촉구하면서 장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외부 투쟁을 통해 내부 비판을 잠재우고, 단일대오를 형성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시선 분산'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이번 장외투쟁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이 싸늘하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당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이번 장외투쟁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이 싸늘하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당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문제는 이번 장외투쟁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이 싸늘하다는 점이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에 "해외 순방으로 대통령도 없는 청와대에 가면 무슨 의미가 있나. 조롱거리만 될 뿐"이라며 "효과적인 대여 투쟁 방법을 써야 할 상황인데, 민심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초선 의원도 "물론 윤어게인 세력도 중요하다고 본다"라면서도 "그런데 중도 외연 확장이 시급한 지금 그 사람들만 보고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6월 지방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도 뼈아프다. 장외투쟁은 필연적으로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부각되는데, 그 과정에서 노출되는 과격한 언사와 투쟁일변도의 모습이 중도층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행진 중 일부 지지자들은 '윤어게인', '윤석열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의 공식 입장과는 결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도부는 향후 전국 순회 투쟁 등 장외 일정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장외투쟁이 실질적인 여론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명분이 확실하지 않은 장외투쟁은 지지율 반등보다는 정치적 피로감만 가중시켜 왔다는 것이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애초 민주당이 대선 당시 걸었던 공약이고, 대통령 의중이 담겨 있는 법안에 대해 이제 와서 장외 투쟁에 나선다는 건 흔들리는 장동혁 리더십을 극복하기 위한 편법 투쟁으로 봐야 한다"라며 "장동혁 체제 자체가 당 위기 극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선두에 서 거리로 나서는 게 강성 지지층 결집 외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sum@tf.co.kr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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