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리딩뱅크는 '별개'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에 따른 과징금이 1분기 은행권 실적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경쟁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과징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KB국민은행의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신한은행이 반사적으로 1분기 순이익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는 본업 수익력이나 자산 성장,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일회성 제재 비용의 차이에서 비롯된 순위 변동이라는 점에서, 신한의 '리딩'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과징금 최종 결정이 늦어도 3월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내릴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5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밤 9시까지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으나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 과징금 규모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감원이 13일 3차 제재심을 통해 1조4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감경안을 의결했지만, 은행권은 자율배상 등을 감안할 때 추가 감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21년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제척기간이 5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위는 3월 중에는 반드시 최종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3월 중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면 은행권 1분기 실적에도 반영돼 은행권 순위에도 변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리딩뱅크'를 다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감원이 각 은행별로 사전통보한 과징금은 KB국민은행 1조원, 신한은행 2780억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말 2633억원의 충당금을 선제 반영했으며, 신한은행은 1527억원을 쌓았다.
특히, 금감원 제재심에서 약 20% 감경된 1조4000억원대 안으로 과징금이 확정돼 금융위원회로 이관된 상태라, 은행권이 예상한 40~50% 감경이 불발되면서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 달 과징금이 최종 확정돼 1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될 경우 충당부채 추가 설정을 통해 비용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를 단순 계산상으로 국민은행은 5300억원, 신한은행은 700억원 추가 충당금 적립 필요하게 된다.
지난해 1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 1조5680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때, 국민은행은 충당금을 제할시 1조380억원의 1분기 세전이익이 전망된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1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은 1조3483억원으로, 700억원을 제할 시 세전이익은 1조2783억원이 된다.
세금을 제한 당기순이익 규모 차이가 크지 않는 한, 사실상 1분기 실적에 한해서는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역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만 이번 순위 변동 가능성이 곧바로 본업 경쟁력 변화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당금적립전이익 기준으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1분기 실적이 1조5680억원으로 신한은행(1조3483억원)을 웃돈다.
대출 자산 규모와 원화예대금리차, 순이자마진(NIM) 등 핵심 수익 지표에서도 구조적 격차가 급격히 축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역전 가능성은 영업 기반 확장이나 수익성 개선의 결과라기보다 일회성 제재 비용 차이에서 비롯된 회계적 효과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은 국민은행이 3조8620억원으로 신한은행(3조7748억원)을 앞섰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국민은행이 1.74%로 신한은행(1.56%)보다 0.18%p 높아, 이자이익 창출력에서도 격차가 확인된다.
더불어,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국민은행이 14.88%로 신한은행(14.54%)을 상회한다. 절대 자본여력 측면에서도 국민은행이 다소 두터운 완충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징금 반영 시 분기 실적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2분기 이후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실질적인 리딩 경쟁 구도는 다시 본업 체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주 차원에서도 은행 단위 이익 감소가 연결 순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자본비율(CET1)이나 총자산 규모 등 건전성 지표를 흔들 정도의 구조적 변수는 아니기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타행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에 1분기 리딩뱅크 탈환 관련 내용은 예측할 수가 없다"면서 "리딩체제를 굳힌다기 보다 기반고객 확보를 통한 본원적 수익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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