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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유가 급등에 항공·여행주 '흔들'…해운주 '강세'
대한항공 7%대 하락…LCC 일제히 약세
흥아해운 상한가 근접…HMM·대한해운 급등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확산되며 국내 증시에서 항공·여행주가 급락한 가운데, 3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7.47%(2100원) 하락한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확산되며 국내 증시에서 항공·여행주가 급락한 가운데, 3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7.47%(2100원) 하락한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항공·여행주는 급락하고 해운주는 급등하는 등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직결되면서 비용 구조가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0분 기준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7.47%(2100원) 하락한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제주항공(-4.43%), 진에어(-2.83%), 에어부산(-2.63%), 티웨이항공(-3.22%)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일제히 약세다. 지주사인 한진칼 역시 9% 넘게 급락했다.

여행주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참좋은여행(-4.10%), 노랑풍선(-3.91%), 모두투어(-3.26%), 그래디언트(-3.02%), 하나투어(-2.91%) 등이 일제히 내리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 여행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항공주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유가 급등에 따른 연료비 부담 확대다. 항공사는 매출원가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제 유가 변동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유류할증료 반영까지 시차가 발생해 수익성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항로 우회에 따른 운항 비용 증가와 보험료 상승 가능성까지 겹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여기에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여행 심리 위축과 예약 취소 증가로 매출 감소까지 동반될 수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다. 2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 마감했고, 장중에는 82달러를 돌파하며 1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도 배럴당 71달러대로 6% 이상 올랐다.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과 동북아 LNG 가격지표(JKM) 역시 40% 안팎 급등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2023년 5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선박의 모습. /AP.뉴시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2023년 5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선박의 모습. /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교역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봉쇄 및 통과 선박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확대됐고, 이는 에너지 가격 급등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은 에너지 공급망"이라며 "전통 에너지, 산업재·방산, 친환경 에너지 업종은 상대적 수혜가 예상되지만 여행·운송 업종은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운송 기업의 실적 훼손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충격이 단기 이벤트에 그칠지,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3월 초 한국 시장의 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권 교체 가능성 자체가 아니라 이란 체제를 떠받치는 권력 핵심, 특히 혁명수비대가 어떤 생존 전략을 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 전략의 핵심은 공포의 강도가 아니라 '출구의 가시화'를 추적하는 것"이라며 "출구가 보이면 외국인 수급이 급격히 바뀔 수 있지만, 지연될 경우 방산·조선·전력 등 지정학 수혜 업종과 메모리 반도체 등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운주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흥아해운은 전 거래일 대비 534원(29.73%) 오른 233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TX그린로지스(29.73%), 대한해운(26.27%), HMM(15.22%), 팬오션(10.23%)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일차 효과는 해운주 상승, 항공주 하락"이라며 "즉각적인 시장 반응은 해상 운임 상승 기대와 유가 급등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봉쇄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해운주의 수혜는 사실상 크지 않고, 항공주의 피해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태 전개의 속도와 지속 기간이 업종별 주가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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