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구' 숨기는 윤관 대표 측…재판부 "누구인지 설명하라"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가(家) 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100억원대 세금 불복 소송에서 'Vivian Koo(비비안 구)'의 신원을 명확히 밝혀달라는 윤 대표 측을 향한 재판부 지적이 또 나왔다. '비비안 구'는 윤 대표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핵심 인물인데, 윤 대표 측 법률대리인이 자세한 설명을 회피하고 있다.
2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는 지난달 27일 윤 대표가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항소심 3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해당 재판은 2016~2020년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 소득 221억원에 대해 매겨진 종합소득세 123억원 청구를 윤 대표가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윤 대표는 자신이 외국인(미국 시민권자)이며 국내 거주자도 아니라 세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1심은 윤 대표를 내국인과 동일하게 납세 의무를 지는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로 봤다. 한국·미국 이중 거주자라고 하더라도 국내에 항구적인 주거를 두고 있으며, 인적·경제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된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역시 미국이 아닌 국내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1심에서 윤 대표가 완패했기 때문에 2심에서 '비비안 구'라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윤 대표 측은 국조법상 과세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 위해 1심에서 다투지 않았던 BRV케이만 지분율 문제를 쟁점화시켰다. 국조법상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 규정에 따라 과세하기 위해선 윤 대표가 BRV케이만 지분 50% 이상 보유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40%(특수관계인 윤 대표 누나 지분 20% 포함)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과세 당시 나머지 지분 60%는 '비비안 구'가 보유하고 있었다.
강남세무서 측은 침착하게 반격 중이다. 앞서 '비비안 구' 지분 또한 실질적으로 윤 대표가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해 과세했는데, 두 사람을 분리해 과세 요건을 따져봐야 한다면 '비비안 구'가 누구인지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것이다. 강남세무서 측은 이번 3차 변론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강남세무서 측이 '비비안 구' 지분을 사실상 윤 대표의 보유 지분으로 판단한 근거는 다소 뚜렷하다. '비비안 구'가 윤 대표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BRV케이만 설립 당시에는 윤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후 2013년 BRV홍콩의 한 직원에게 지분 60%가 양도된다. 재차 이 지분은 2015년 '비비안 구'에게 넘어오게 된다.

재계에서는 BRV케이만이 BRV펀드를 관리·운영하는 여러 BRV 관련 회사들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다는 점에서 BRV케이만 지분 60%를 받을 정도면 윤 대표와 긴밀한 관계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윤 대표 측은 '비비안 구'의 존재로 인한 윤 대표의 과세 요건 불성립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비비안 구'에 대한 설명을 자제하고 있었다.
재판부도 '비비안 구'의 신원 확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1차 변론에서 "원고가 밝혀야 한다"고 했음에도 윤 대표 측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자, 3차 변론 때도 "당당하다면 충분히 설명하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윤 대표는 소액만 받고 BRV케이만 지분을 한 직원에게 양도했다. 관련 펀드가 존속하는 한 상당한 수수료 수익이 예정돼 있었는데, 주식 상당 부분을 그대로 넘겼다는 것 자체로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추후 해당 지분을 넘겨받는) '비비안 구'의 경우 접근성이 좋은 윤 대표 대리인 측에서 누구인지 설명하는 게 맞아 보인다"고 밝혔다.
윤 대표 측이 함구할수록 의혹만 더욱 증폭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리가 '비비안 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윤 대표 배우자(구연경)와 성이 같다는 것밖에 없다. (구연경이) 해외에서는 영어 이름을 사용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구 씨 집안의 어느 한 사람일 수도 있다. 이러한 쓸데없는 의심을 받지 않고,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비비안 구'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재판부 요청에 따라 윤 대표 측은 '비비안 구'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고, 추후 이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기일은 4월 24일로 정해졌다. 다만 설명이 충분치 않아 윤 대표가 지분 60%를 넘길 정도의 관계성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비비안 구'에 대한 소명 문제는 답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3차 변론에서는 윤 대표의 국적 논란이 거론돼 이목이 쏠렸다. 윤 대표는 2004년 위조 서류로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꾸며 병역 의무를 면탈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재판부는 "윤 대표가 외국 국적 취득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조사 기록이 나와 있다.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건은 어떻게 됐나"고 물었고, 강남세무서 측은 "과테말라 대사관을 통해 확인했는데, (윤 대표의) 과테말라 국적 취득 사실이 없다고 한다. 이게 거짓으로 밝혀져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다. 윤 대표가 과태료를 먼저 납부한 뒤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후 이의 제기를 철회했다"고 답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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