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와 반대 세력 몰려 현장 마비
상인들 "장 대표 때와 분위기 달라"

[더팩트ㅣ대구=김수민·김시형 기자] "진짜 보수 한동훈!", "제가 잘하겠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그는 지지자들의 환호와 고성이 동시에 터져 나올 때마다 "제가 잘하겠다"는 말을 거듭하며 위기에 놓인 보수를 책임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약속된 시간 전부터 현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한 전 대표 방문이 예고된 지 약 두 시간 전부터 지지자와 시민, 상인들이 몰려들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 앞 대로를 사이에 두고 민심은 극명하게 갈렸다. 서문시장 입구 쪽 육교에는 '한동훈 파이팅', '한동훈 응원합니다'라는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입구 너머까지 들어찼다.
이들은 한 전 대표뿐만 아니라 동행한 김예지·박정훈·배현진·우재준·정성국·진종오 의원과 김경진 동대문구을 당협위원장, 김종혁 전 최고위원, 박상수 전 대변인 등 친한계 인사 이름을 연호하며 "한동훈의 승리가 대구시민의 승리", "한동훈 대통령" "우리가 진정한 보수"를 외쳤다.
하지만 불과 몇 미터 떨어진 맞은편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윤어게인(Yoon Again)"을 외치는 이들은 성조기·태극기와 함께 '배신자 한동훈 꺼져라 out', '대구는 한동훈 원하지 않는다' 등 피켓을 들고 맞섰다. 양측의 구호가 뒤섞인 현장에서는 서로를 향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2시 42분쯤 회색 목폴라에 검은색 정장 재킷을 입은 한 전 대표가 차량에서 내렸다. 서문시장연합회 회장의 꽃다발 증정과 동시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 전 대표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시장 안쪽으로 향하면서 인파가 몰려들자 옷 매대가 넘어지고 통행이 불가능해졌다. 일부 상인들 사이에서는 "장사하는 대목에 여기서 뭐 하는 거냐"는 날 선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동혁 대표가 지난 11일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점은 확실했다. 한 상인은 "장 대표 왔을 때는 사람 없었다"며 "오늘 온 사람들의 반의 반도 안 됐다. 그때는 상인들이 장 대표에게 '똑바로 하라'고 하고 했는데 오늘은 다 한 전 대표랑 인사하고, 사진 찍고 싶어서 난리들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지지자들은 "대구는 한동훈이다", "한동훈 대통령"을 연호했다.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건어물과 농산물 가게를 차례로 들러 시금치 등을 직접 구매하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인파를 피해 잠시 들른 약초백화점에서 "보수가 갈라지고 (한 전 대표가) 구박받아 마음 아프다"는 상인의 위로에, 한 전 대표는 "제가 이렇게 바닥을 찍을 때가 바로 (보수를) 재건할 때다. 잘하겠다"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시민들과 상인들을 만날 때마다 한 전 대표는 "잘하겠다"는 다짐을 반복했다. 시장 내 국수가게에 들른 한 전 대표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상인의 당부에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겠다"고 답했다. 중간중간 반대쪽 지지자들이 "배신자"라고 외치면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 이름을 연호했고, 한 전 대표는 "괜찮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장 대표 방문 당시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진 타월 가게 상인을 만나 "과거에는 보수가 이런 걸 잘 해결하는 유능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정치를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윤석열 노선, 부정선거, 계엄과 탄핵으로는 극복 못 한다"며 "제가 싫어도 저를 이용해서 그 지긋지긋한 바다를 한번 건너보자"며 "제가 싫으시면 그걸 다 건넌 다음에 그 배를 버리시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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