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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밖 한반도⑦] 조총련 세대교체 신호탄? '고덕우 방북' 주목 이유
대표단 이끌고 평양행…위상 변화 주목
방북 배경 두고 제재·조직 구도 변수
9차 당대회 인사 개편과 연결 가능성


북한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고덕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도본부 위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북한 제9차 노동당 대회가 진행 중인 모습. /뉴시스, 신화통신
북한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고덕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도본부 위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북한 제9차 노동당 대회가 진행 중인 모습. /뉴시스, 신화통신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군사적 긴장, 비핵화 협상이라는 틀 속에서 종종 한반도 내부에만 머물러 있다. <더팩트>는 '국경 밖 한반도' 시리즈를 통해 한반도 바깥의 현장에서 포착한 북한의 모습을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협력의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고덕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하면서다. 고 위원장은 박구호 조총련 중앙본부 제1부의장과 함께 차세대 간부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이번 당대회 참석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 내 위상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경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상임위원회가 24일 축하문을 드렸다"고 보도했다.

조총련 측은 축하문에서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를 기점으로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의 개척기를 일대 고조기로 이어 나가는 새로운 진군에 산악같이 떨쳐나서는 조국 인민들과 보폭을 맞춰 어머니당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며 "공화국의 존엄과 권위를 견결히 옹호하고 순결한 애국지성을 바쳐 문명부강한 국가건설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축하문 전달은 고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재일본조선인축하단이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했으며, 당시 김호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영접했다.

고덕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도본부 위원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은 박구호 조총련 중앙본부 제1부의장과 함께 차세대 간부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오마쓰 아키라 도쿄도의회 의원 X 캡처
고덕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도본부 위원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은 박구호 조총련 중앙본부 제1부의장과 함께 차세대 간부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오마쓰 아키라 도쿄도의회 의원 X 캡처

고덕우, 부상 배경은?

조총련은 일본 내 북한을 지지하는 단체로 '북한 노동당의 일본 지부' 성격이 강하다. 북한의 대외 전략 수행과 직결된 해외 조직이기도 하다. 그간 조총련은 일본 내에서 북한의 이익을 대변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지방본부 중심인 도쿄도본부 위원장의 방북은 상징성을 갖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 위원장이 대표로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도 있다. 허종만 조총련 의장과 박 제1부의장은 일본 정부의 제재 대상이어서 방북 시 재입국이 불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2016년 3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독자 제재 차원에서 조총련 간부 22명에 대해 방북 시 일본 재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고 위원장의 개인 이력에 주목한다. 그는 2004년 조총련 전체대회에서 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부의장으로 발탁됐다. 고 위원장은 부의장과 조총련 중앙상임위원회 동포생활국장을 겸직했는데, 이 시기 내부에서 차기 간부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이에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와의 친척 관계설이 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총련 출신 A 인사는 "한때 김 위원장 생모와 친척이라는 말이 돌았었다"며 "확실하진 않지만 김 위원장 생모 고영희가 재일교포 출신이지 않나. 고 위원장도 오사카 태생이라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 북한이 해외 조직의 세대교체 필요성을 인식하고 40대 전후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인사 전략을 구사했다는 증언도 있다. 다만 고 위원장을 포함한 차기 간부로 꼽히는 이들이 고령화되면서 세대교체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조총련 출신 B 인사는 "15~20년 전만 해도 박 제1부의장과 고 위원장이 차세대로 불렸지만 현재 두 사람 모두 60대에 접어들었다"며 "허 의장이 90세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의 상대적 기준에선 여전히 차세대로 볼 수 있지만 통상적 의미의 젊은 지도부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지도부는 2022년 제25차 전체대회에서 선출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더팩트>가 대북소식통으로부터 받은 ‘조총련 제25차 전체대회 자료’. /정소영 기자
현재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지도부는 2022년 제25차 전체대회에서 선출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더팩트>가 대북소식통으로부터 받은 ‘조총련 제25차 전체대회 자료’. /정소영 기자

9차 당대회 인사 개편과 연결될까

현재 조총련 지도부는 2022년 제25차 전체대회에서 선출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더팩트>가 대북소식통으로부터 받은 '조총련 제25차 전체대회 자료'를 보면 중앙상임위원회는 허 의장을 중심으로 △박 제1부의장 △남승우 부의장 △배진구 부의장 겸 사무총국장 △조일 부의장 △송근학 부의장 △서충언 부의장 △강추련 부의장 △김성훈 제1부사무총국장 등으로 구성되며, 아래 각 부문별 국장을 두고 있다.

고 위원장은 현 중앙상임위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그의 이번 평양 행보를 두고 '중앙 복귀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9차 당대회에서 대규모 인사 개편이 이뤄진 만큼 해외 조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은 이번 당대회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당 중앙위원회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대대적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앞서 A 인사는 "차기 조총련을 이끌 간부 후보로 순위상 박 제1부의장이 의장, 고 위원장이 제1부의장을 맡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간부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조총련의 본질적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조총련은 여전히 북한에 현금을 제공하는 주요 창구"라며 "향후에도 조총련 노선과 전략은 평양의 대외 전략에 종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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