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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울릉공항 수요 재산정, 무엇이 문제인가
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2월 현재 공정률 72.4% 를 보이고 있는 울릉공항 공사 현장 /울릉군
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2월 현재 공정률 72.4% 를 보이고 있는 울릉공항 공사 현장 /울릉군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울릉도 주민들에게 공항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거센 풍랑에 여객선이 멈추는 순간, 섬은 곧 고립된다. 육지와의 연결이 완전히 끊기는 도서 지역의 현실 속에서 2028년 상반기로 예정된 울릉공항 개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생존의 통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깝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여객 수요를 다시 산정하는 절차가 시작되면서 순항하던 공항 건설 사업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발단은 정부의 수요 예측치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50년 기준 울릉공항 연간 여객 수요를 107만 8000 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GDP 성장률 등을 과도하게 반영했다며 "실제 수요는 55만 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100만 명과 50만 명. 이 간극은 단순한 통계 오차가 아니다. 공항 규모와 사업 타당성, 나아가 준공 시점까지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 변수다.

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2월 현재 공정률 72.4% 를 보이고 있는 울릉공항 공사 현장. /울릉군
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2월 현재 공정률 72.4% 를 보이고 있는 울릉공항 공사 현장. /울릉군

현재 전체 공정률은 70%를 넘겼고 활주로는 이미 윤곽을 드러냈다. 문제는 '사람이 머물 공간'이다. 여객 수요가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3450㎡ 규모로 계획된 여객터미널과 주차장, 각종 부대시설의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 설계가 바뀌면 착공이 늦어지고, 착공이 늦어지면 준공 역시 뒤로 밀린다. 자재 수급 문제와 민원 등으로 한 차례 일정이 조정된 상황에서 또다시 설계 변경이라는 변수를 만난 셈이다.

정부는 "용역 결과에 따라 시설 규모의 적정성을 판단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활주로는 만들어졌는데 터미널 설계는 확정되지 않은 채 멈춰 있다면, 주민 입장에서는 '공항이 정말 예정대로 열릴 수 있는가'라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짚어야 할 본질이 있다. 공항은 수익성만으로 판단할 사업이 아니다. 도서 지역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이자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여객 수요가 100만 명이든 50만 명이든, 섬 주민이 겪는 고립의 위험과 불편은 변하지 않는다. 행정적 판단의 오류로 인한 지연 부담을 주민들이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2월현재 공정률 72.4% 를 보이고 있는 울릉공항 공사 현장. /울릉군
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2월현재 공정률 72.4% 를 보이고 있는 울릉공항 공사 현장. /울릉군

물론 8792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효율성과 타당성 점검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점검이 '속도 조절'이 아닌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공기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도입, 인허가 절차 병행 처리 등 구체적 대안이 즉각 제시돼야 한다.

울릉공항은 국내 최초의 도서 지역 소형 공항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이번 수요 재검토가 공항의 날개를 꺾는 족쇄가 될지, 더 단단한 개항을 위한 마지막 점검이 될지는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검토 중'이라는 말은 행정적으로는 신중함일지 몰라도,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기다림이다. 오는 2028년 울릉도의 하늘길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 것인가. 숫자보다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사람이다.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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