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마케팅 여력 제한…건전성 기조 운용폭 감소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코스피가 5700선을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가운데 일선 새마을금고에서는 자금 이탈 예방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당률과 예·적금 금리를 높이는 고금리 마케팅의 한계 또한 뚜렷한 만큼 조합원의 '록인 효과'를 높이는 이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9조2736억원이다. 지난달 사상 최초로 100조원 벽을 넘어선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09조99억원을 기록하면서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하나증권이 반도체 실적 활황에 힘입어 코스피가 1년 내 79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동안 주식을 향한 투심이 불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새마을금고의 자금 유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예치금이 더 높은 수익처를 찾아 빠르게 이동하자 내부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수신 기반 약화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유동성 점검과 실효성 있는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상호금융권과 비교해도 새마을금고의 수신 둔화 흐름은 선명하게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60조5279억원을 기록한 새마을금고의 수신잔액은 다음 달인 10월 259조7959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255조2566억원까지 축소됐다. 4분기에만 총 5조2713억원(2.02%)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상호금융은 526조4296억원에서 529조8629억원으로 3조4333억원가량 월간 수신잔액이 확대됐다. 이어 신용협동조합의 경우 지난해 9월 145조9756억원에서 12월 145조7418억원으로 2338억원(0.16%) 줄었지만, 새마을금고와 비교하면 감소 폭이 제한적이다. 새마을금고의 자금 수신 둔화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파격적인 수준의 고금리 마케팅을 전개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다. 고금리로 조달한 자금은 수익성이 보장된 투자처에 운용해야 하지만, 현재 마땅한 수익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관리 기조로 내세우면서, 과거 주 수익원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반 공동대출은 사실상 중단됐다.
여기에 최근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까지 확산하면서 운용 폭은 더욱 좁아졌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이달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보수적인 영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우량주는 조금만 기다리면 몇 퍼센트씩 금리가 오르는데 1년 이상 자금을 묶어 두고 3~5% 금리를 받으려 하겠느냐"라며 "이제는 금융의 논리만으로 차주를 붙잡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금리 경쟁만으로는 수신 기반을 지키기 힘들다는 토로다.
이미 새마을금고가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수신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인상 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금융상품 비교 플랫폼 마이뱅크에 따르면, 전국 새마을금고 1년물 예금 금리 상단은 연 3.55%로 집계됐다. 이어 의왕새마을금고와 평리새마을금고는 정기예금 금리를 연 3.5%로 적용하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신협(연 3.33%) △저축은행(연 3.28%) △농축협(연 3.07%)의 금리 상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중은행 금리 상단인 연 3.01%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는 만큼 예·적금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현실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정기예금 금리는 3~5% 수준이고, 적금은 만기가 짧아 자산의 안정적 운용에 한계가 명확하다. 아울러 과거처럼 높은 배당을 앞세워 출자금을 유치하는 전략도 불가능에 가깝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일부 금고의 경우 임의적립금이나 특별적립금을 상당 부분 소진하고 있어서다.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수신 기반 약화 등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일부 지역 금고는 금리 인상 대신 조합원 밀착 전략에 무게를 싣는다.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등산 모임, 노래교실, 연수 프로그램 등 지역 기반 서비스를 확대해 관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단순 상품 경쟁보다 공동체 활동을 통해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록인 효과'를 노린 행보다.
이 같은 전략이 힘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중장년층 차주 비중이 높은 구조가 자리한다. 지난 2023년 뱅크런 당시 온라인 금융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상당수 포진해 이른바 '엄지런'을 제어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간 거래를 이어온 중장년 차주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관계 중심의 전략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금고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 공동체 역할을 한다"라며 "코로나19 이후 느슨해진 조합원 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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