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교육' 사실상 부재
개인적 경각심도 중요
공식 채널 확인도 必

6·3 지방선거 공천 준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와 친하다"는 말과 각종 직함을 내세운 '사칭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말 한마디'로 신뢰가 만들어지는 정치판의 허점을 파고들어 공천판을 흔들거나, 억 단위의 피해로 이어지는 사기가 반복되고 있다. <더팩트>는 두 편에 걸쳐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짚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구조적인 배경과 재발 방지책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공천을 둘러썬 구조적 병폐의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천 과정에서 공정한 기준이 아니라 인맥이 크게 작용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고, 이 인식은 이른바 '정치 피싱'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선거철마다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사칭, 사기 범죄를 끊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정치 피싱의 원인으로 '불투명한 공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거대 정당 공천이 여전히 인맥과 줄서기 등 불명확한 기준으로 인해 좌우된다는 인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공천을 둘러싸고 소수의 개인이 가진 권한과 혜택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줄 서려는' 수요가 생기고, 그 틈을 파고드는 브로커·사칭범 같은 '꾼'의 영향력도 함께 커진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내 사기 피해가 다른 분야보다 '깊숙이' 파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공식 루트가 아닌 불법·음지 루트가 정치권에서 아직까지도 통용된다는 인식 때문"이라면서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정치 피싱'이 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투자와 사기의 경계가 불명확한 분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이 진행됐지만 결과가 없을 때, 단순히 과도한 기대인지 혹은 사기였는지에 관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의도 정가에선 거물급 정치인들과 연결해 주겠다는 명목하에 밥과 술을 얻어먹고, 나중엔 '용돈'까지 요구하는 행태가 간간이 존재한다는 전언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재발 방지책으로는 △정당의 공천 시스템 정비 △강력한 제재로 음지 문화 근절 △개인의 경각심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관리가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신뢰가 형성돼야 '돈이나 인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줄어든다는 취지다.
김 평론가는 "공천 헌금 사건에 대해서는 최소 징역형 이상 처벌하는 등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공천 기구가 구성된다면 이같은 문제는 근절될 것"이라고 했다.
체계적 정치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교육 환경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중·고교 과정에서 정치 교육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건전한 인식을 체계적으로 발달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정보가 오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치를 학습하며 정치에 대한 불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진만 덕성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정치 교육'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이 정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의 경각심도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당원·당직 여부 등을 검색을 통해 확인하거나, 정당에 직접 전화해 '공식 루트'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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