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전국
이장우 대전시장, 속도전 행정통합에 주민투표 공식 요구
이 시장 "시민 뜻 배제한 졸속 통합, 단 한 발자국도 못 간다"
"주민투표 거부? 절차적 정당성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 경고


이장우 대전시장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예준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예준 기자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시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행정통합 특별법 심사를 앞두고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대전시는 통합의 전제 조건인 민주적 정당성과 주민참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시민의 직접 판단을 묻는 절차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대개조의 출발점"이라며 "그만큼 추진 과정에서 민주적 정당성과 주민의 직접 참여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라 행안부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이어 "통합의 주체는 행정이나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라며 "시민의 뜻이 배제된 통합은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출발점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요구는 대전시의회 임시회에서 채택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과 최근 타운홀미팅, 각종 민원,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다.

대전시는 그동안 행정통합을 지방분권 실현의 해법으로 제시해 왔다.

기존의 칸막이식 행정구역을 통합해 인근 지역의 자원을 결집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사무·조직·인사 권한을 대폭 이양받아 지방이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재정 자율권과 권한 이양 수준이 당초 통합 논의의 취지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같은 날 발의된 광주·전남 통합 법안과 비교해 차별적 요소가 담겼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시장은 "광주·전남 법안에는 의무 조항을 포함한 강력한 지방분권 의지가 담겼지만, 대전·충남 법안은 재량 조항 위주로 지방분권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같은 당이 발의한 법안임에도 지역 간 차별이 발생한 것은 대전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전·충남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과연 지역의 민의를 대변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입법 과정의 속도다. 정부와 국회는 해당 법안을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 잇달아 상정하는 등 유례없이 촉박한 일정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충분한 숙의와 의견 수렴 없이 통합을 밀어붙일 경우, 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 행정이 남긴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시장은 "지금의 통합 논의는 지방분권과 균형 발전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오직 6월 3일 통합시장 선출 일정에 맞춘 정치 일정으로 변질됐다"며 "준비와 숙의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시민의 삶에 심각한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지역 여론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국회 전자청원에는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시민 1만 8000여 명의 동의가 모였으며, 대전시의회에 접수된 관련 민원도 1536건에 달한다.

지난 6일 열린 타운홀미팅에서도 주민투표 요구에 대한 압도적인 공감과 박수가 이어졌다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주민 참여 요구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 대전시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전시민의 67.8%가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근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행정통합 자체에 대한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시민 불안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행안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하는 동시에, 국회 입법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의회에 '행정통합 의견 청취의 건'을 제출해 민의를 다시 한번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안부가 주민투표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경우,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3월 말까지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민투표를 거부한 채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행안부가 끝내 주민의 의사를 묻는 절차를 배제한다면, 통합 논의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주민의 동의 없는 통합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중앙정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그에 따른 정치적·사회적 책임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주민투표 결과가 어떠하든 시장으로서 이를 존중하고 따르겠다"며 "시민이 원하지 않는 통합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번갯불에 콩 볶듯 입법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참여해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tfcc2024@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