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연 3.6조 매출 감소·1만4000명 고용 위축"
탄원·대국민 호소 등 투쟁 예고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둘러싸고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달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최종안' 상정이 유력해지면서 업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현행 약가 구조를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수준인 제네릭 약가를 단계적으로 40%대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절감 재원을 신약 도입과 연구개발(R&D)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지부는 이달 26일 건정심 최종 심의를 거쳐 7월부터 시행하는 일정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는 국내 제네릭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를 웃도는 반면, 신약 도입 속도는 상대적으로 늦다는 점을 개편 배경으로 들고 있다. 보험 재정의 상당 부분이 복제약에 쓰이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고가 신약 접근성 개선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업계는 "산업 현실을 무시한 근시안적 재정 절감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정부 개편안에 대한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협회는 "국산 의약품을 단순한 비용 절감 대상으로 치부해 대규모 약가 인하를 밀어붙일 경우, 필수의약품 생산 포기와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건안보 위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협회는 제네릭 약가가 40% 수준으로 인하될 경우 연간 최대 3조6000억원의 매출 감소와 1만4000명 이상의 고용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판매 수익을 R&D 재원으로 활용해온 구조상 수익성 악화는 연구개발 축소와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인하 폭과 시행 시기다. 정부안대로 7월부터 일괄 인하가 단행되면 중소 제약사는 물론 상위 제약사까지 경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업계는 인하 폭 완화와 단계적·순차적 시행, 시행 시기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또 약가 인하에 따른 국민 건강·고용 영향평가를 선행하고, '시장연동형 실거래가제' 폐기 등 제도 전반의 재논의를 촉구했다.
정부가 함께 제시할 예정인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우대'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인센티브 확대가 동반되지 않으면 대규모 인하를 상쇄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건정심 상정이 임박하면서 업계는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대통령 탄원서 제출, 대국민 호소문 발표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건정심 의결 강행 시 집단 행동과 국회·노동계·유통업계와의 연대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신약 접근성 강화와 재정 안정이라는 대의를 강조하지만 업계는 산업 경쟁력과 보건안보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달 말 건정심 결과에 따라 약가제도 개편의 향방은 물론,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 파장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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