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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밀 핵실험" 파장...강대국 ‘핵게임’ 가열되나 [이우탁의 인사이트]
美 군비통제 차관 제네바 회의서 전격 폭로...美도 핵실험 재개 시사
트럼프, 3자 핵군축 협정 추진, 中은 반발...北 반응 주목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비밀 핵시설인 로프누르(Lop Nur)에서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5년 9월 3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는 핵미사일 부대 모습,/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비밀 핵시설인 로프누르(Lop Nur)에서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5년 9월 3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는 핵미사일 부대 모습,/베이징=신화.뉴시스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미국 정부는 중국이 수백 톤 규모의 폭발력을 가진 핵실험을 준비하고 수행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토머스 디나노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비밀 핵시설인 로프누르(Lop Nur)에서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충격적인 기밀을 공개한 것인데, 내용이 구체적이고 전격적이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상황을 보다 체감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4월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무부 군비통제보고서에 근거해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로프누르에서 비밀리에 소규모 핵실험을 지속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도했다. WSJ이 당시 언급한 것은 ‘무수율(zero-yield)’ 핵실험과 같은 작은 규모의 핵실험이며, 이는 폭발 시 핵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작은 규모의 핵실험을 의미한다.

중국명으로는 뤄부포호(羅布泊湖)로 불리는 이 핵실험장은 서부 사막지대에 자리한 거대한 군사기지내에 있다. 1964년부터 45차례 핵실험을 진행했지만 냉전이 끝난 뒤에는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WSJ는 당시 광범위한 채굴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이 일대의 지진 진동과 방사능 유출을 탐지해야 할 중국내 시설에서 수년동안 어떤 데이터도 전송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로켓군 창설을 지시하고 전략무기 증강 및 현대화에 나서면서 중국이 핵실험을 제개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23년 12월 20일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핵실험장에서 갱도 굴착 등 수상한 움직임이 인공위성 촬영 사진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2017년 이후 30개 이상 건물이 새로 들어서거나 개축됐으며, 핵실험장 동쪽 지역에 길이 48㎞ 이상의 새로운 비포장도로가 생겨났다. 이때만 해도 갱도 건설 움직임이 실제 핵실험으로 이어진 직접증거로 연결되진 않았다. 그런데 디나노 차관이 국제회의에서 중국의 비밀 핵실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정 발표한 것이다.

특히 그는 중국의 은밀한 핵실험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미국도 "더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했다. 1992년 이후 핵실험을 중단했던 미국도 ‘병행조치(핵실험 재개)’을 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제네바 회의가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핵을 제한해온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만료된 다음날 열린 것을 감안하면 디나노 차관의 발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중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핵군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한 것이다. 마크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군비 통제는 더 이상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자 문제가 될 수 없다"며 "다른 국가들도 전략적 안정을 보장할 책임이 있고, 그중에서도 중국이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미국 고위관리들의 발언은 당연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대변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 스타트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면서 자신의 SNS를 통해 "과거의 낡은 협정 대신 현대화된 새로운 협정을 원한다"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포함된 거대 핵 통제 체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그는 이미 러시아와 중국의 도발에 맞서 미국도 핵실험을 재개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다.

현재 러시아는 약 4,300기, 미국은 약 3,7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도 2030년까지 1,000기의 핵탄두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핵경쟁이 가열되면 누구도 멈추기 어려운 ‘위험한 게임’이 된다. 중국의 선젠 군축대사는 디나노 차관의 발언 직후 "중국은 핵 문제에서 항상 신중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 왔고, 군비경쟁을 악화시킨 책임이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이 제안한 핵군축 협상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러시아와 연대해 미국에 맞서는 동시에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3국간 새로운 핵군축 협정이 체결되느냐, 아니면 강대국들의 치킨게임이 다시 펼쳐지느냐의 기로에 선 형국이다. 강대국들의 ‘핵게임’을 보면서 한반도에 밀려올 먹구름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가 아니다. 특히 사실상 핵보유국 행세를 하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움직이는 장면은 그 반대편에 선 한국인에게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실존적 고민이다.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비밀 핵시설인 로프누르(Lop Nur)에서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5년 9월 3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는 핵미사일 부대 모습,/베이징=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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