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책임의 길 선택…충남서 국가정책 모델 만들고 싶다"

[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작은 거인'으로 불려온 박정현 부여군수가 더 큰 정치 무대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그는 지난 8년간의 군정 성과를 발판 삼아 충남도지사 또는 통합광역시장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박 군수는 5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7·8기 동안 군민과 약속한 과제를 성실히 추진해 왔다"며 "이제는 그 경험과 성과를 더 넓은 공간에서 나눌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행정에서 축적한 성과를 충남, 통합광역시, 나아가 국가 차원으로 확장하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 역할에 대해 "지방은 중앙의 지침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정책을 스스로 설계하고 검증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남은 저출생·고령화, 산업 전환 등 국가적 과제가 집약된 지역으로, 정책 실험과 모델 제시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진단했다.
충남·대전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생존과 도약의 과제"라며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박 군수는 "대전의 연구 인프라와 충남의 산업 기반이 결합하면 연구–실증–생산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며 "충청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구조적 전환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설계와 지역 간 신뢰"라고 덧붙였다.
농촌 인구 감소 해법으로는 ‘머물 수 있는 구조’ 조성을 제시했다. 출산·돌봄 지원 확대, 생활인구 개념 도입, 스마트농업과 유통 기반 강화를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해 왔다는 설명이다.
민선 7·8기의 주요 성과로는 충남 최초의 기본소득형 농민수당 도입, 지역화폐 '굿뜨래페이' 안정적 정착, 수의계약 총량제 시행을 꼽았다. 굿뜨래페이는 도입 6년 만에 누적 발행액 55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수의계약 총량제는 청렴도 3년 연속 1등급 달성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박 군수는 "정치는 권력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제도라는 신념으로 군정을 운영해 왔다"며 "군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책임과 역할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1문1답이다.

-3선 도전을 포기하고 도지사 또는 통합광역시장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선 7기와 8기 동안 부여군수로서 군민 여러분과 약속했던 과제들을 추진해 왔다.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은 책임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한 자리에 머무르기보다는 그동안의 경험을 더 넓은 공간에서 나누는 길을 선택하고자 한다."
-도지사 또는 통합시장 도전의 배경과 의미는 무엇인가
"지방행정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지방이 더 이상 중앙의 지침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검증된 정책 모델을 국가정책으로 확장하고, 정책 교류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은 정책의 종착지가 아니라 설계와 실증, 환류가 이뤄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지방행정의 축소판인 충남 또는 통합시는 저출생·고령화, 산업 전환, 지역 불균형 같은 국가적 과제를 풀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 실험의 무대다. 그 역할을 해보고 싶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에 대한 견해는
"행정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생존과 도약의 과제라고 본다.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이 아니라 충청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전환이어야 한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초광역 발전 선도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행정수도 세종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충북을 포함한 '충청 그랜드 메가시티'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통합이 이뤄지면 인구 360만 명 이상의 초광역권이 형성돼 기업 유치나 국가 재정사업에서 훨씬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특히 대전의 연구·과학기술 인프라와 충남의 제조업·산업단지 기반이 결합하면 연구–실증–생산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져 반도체, 바이오, 우주·국방, 기후테크 등 국가전략산업 육성에 유리해진다.
이는 충남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속도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설계와 지역 간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어느 지역도 소외되지 않는 진정으로 성공한 행정통합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

-농촌 지역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단기간에 인구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민선 8기 부여군은 '사람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정주인구뿐 아니라 생활인구와 관계인구 개념을 행정 전반에 도입했다. 보편적 출산·육아 지원, 공동육아나눔터 확대, 돌봄·교육·문화·체육이 결합된 통합 돌봄 인프라 구축 등으로 가족이 정착할 기반을 다졌다.
동시에 청년이나 중장년층이 오래 정착하게 하기 위해 스마트농업 고도화와 유통 거점 구축, 기업 협업을 통해 농산물 판로를 넓히면서 농촌에서도 지속 가능한 소득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지방소멸은 국가적 과제로, 정부 차원의 전략과 제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
-지난 8년간 군정을 이끈 정치철학은
"취임 당시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반칙 없는 정치, 불공정한 혜택을 거부하는 행정을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정치는 권력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처벌과 억압, 빈부 격차가 최소화되고 권력과 재산이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는 사회, 이른바 '대동세상'을 지향해 왔다.
군정의 모든 분야에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을 적용했고 군민들의 신뢰를 얻는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또한 모든 군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중부권 최초로 기본소득형 농민수당 도입, 지역 공동체와 경제 선순환 구조(굿뜨래페이), 청렴 행정과 군민 소통 강화(청렴 3년 연속 1등급 달성), 국민총행복 증진법 제정 촉구 등이 그런 철학과 맞닿아 있다."
-민선 7·8기 주요 성과 세 가지를 꼽는다면
"첫째는 충남 최초 기본소득형 농민수당 도입이다. 충남 최초로 2019년부터 시행해 농업인의 소득 안정을 도왔고 지역화폐인 굿뜨래페이로 지급되는 이 수당은 농업 경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정책은 충남 전역으로 확산되는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뒀다.
둘째는 지역공동체 순환형 지역화폐 '굿뜨래페이'다. 자체 플랫폼으로 구축해 수수료가 없고 가맹점주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지역 내에서 자금이 연속적으로 순환되고 있고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어 제도의 안정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혁신적인 순환 구조를 통해 지역 자금의 외부 유출을 막고 단순히 현금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경제의 구조적 활성화를 이룬 사례다.
그 결과 부여군 인구의 90%, 소상공인의 97%가 굿뜨래페이 사용한다. 6년 만에 발행액 5500억 원으로 성장했고 대통령상도 두 차례 수상했다.
셋째는 충남 최초 수의계약 총량제 시행이다.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이 집중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업체당 연간 2억 원 한도를 설정하는 총량제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지역 업체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다양한 업체가 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계약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3년 연속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하며 청렴 행정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부여군의 수의계약 총량제는 계약 공정성 확보와 청렴 행정을 동시에 실현한 선도적 계약 개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12월 기준 총 357개 업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선 7, 8기를 지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일부 중장기 사업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정책 실행 과정에서 속도감 있게 즉각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유기농산업 복합단지 조성, 문화예술교육 종합타운 조성 등은 임기 내 완전한 마무리를 하지 못해 아쉽다.
다만 사전 행정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착공까지 진행한 만큼 차질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여의 향후 발전 방향은
"단기 성과보다 농업과 문화·관광 등 부여의 고유 자산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군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실용행정이 중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행정의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 세시하게 살피는 행정이 부여 발전의 핵심이다."
-군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군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신뢰와 응원은 민선 7기와 8기 동안 흔들림 없이 군정을 이끌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다. 그 무게와 책임을 지금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8년간 부여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행정의 성과를 쌓는 과정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바꾸는 정책이 무엇인지 배우는 시간이었다.
숫자와 계획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먼저라는 것, 작은 변화라도 군민의 일상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행정의 본래 역할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됐다.
돌이켜보면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늘 함께 고민해 주신 군민 여러분 덕분에 부여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때로는 격려로 때로는 따끔한 질책으로 더 나은 방향을 일러주신 모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부여와 그리고 군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이 시간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큰 책임이자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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