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집값·주거비 부담에 약해진 소유 의지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민 10명 중 8명은 '내 집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절반 이상은 지금을 집 사기 좋은 시점으로 보지 않았다. 높은 집값과 대출 부담이 매수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대출을 받은 청년 10명 중 7명은 주거비 마련을 위해 이용했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수도권 핵심 지역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평균 매매가격은 13억원이 넘는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20억원을 웃돈다. 분당·과천·용인 등 경기 핵심 지역도 10억~20억원대 고가 단지가 적지 않다.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는 비싼 집값이 꼽힌다.
한국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2025 부동산인식조사'에 따르면 '내 소유의 집은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87%에 달했다. 2021년 이후 85~89%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다. 유주택자·무주택자 모두 집 소유 필요성에 공감했다. 주거 형태와 관계없이 자가 소유에 대한 열망과 필요성 인식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인식은 조건이 붙는 순간 흔들린다. '보유세가 인상되더라도 집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0%로 낮아졌고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더라도 필요하다'는 응답은 49%에 그쳤다. 비용 부담이 가시화되는 지점에서 소유 의지는 약화됐다.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과 실제 감당 능력 사이 간극이 수치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 실질적 비용 증가…대출·임차료가 흔드는 체감

주거비 부담은 주택 인식의 핵심 변수다. 주택 관련 대출금이나 임차료를 매달 지출하는 비율은 49%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7%는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고 25%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했다. 월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와 월세 거주자에서는 부담 인식이 각각 86%로 나타났다. 소득 구조와 거주 형태에 따라 체감 격차가 뚜렷했다.
실제로 집을 구입하지 않거나 구입이 어려운 이유로는 비싼 집값과 소득·자산 부족이 꼽혔다. 가격 수준과 소득 구조가 매수 판단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2868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구는 26억2446만원으로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집값 오름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7% 상승하며 5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 폭은 직전 주(0.31%)보다 소폭 줄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신축과 대단지·역세권 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되고 상승 계약이 체결되면서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인식 구조는 주택 매수 판단으로 직결된다. '현재 집을 사기 좋은 시기'라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좋지 않은 시기'라는 응답은 55%였다. 거주지역·연령대·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한 판단이 나타났다.
◆ '현재 집을 사기 좋은 시기' 15% 그쳐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경제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는 매매가 38%로 가장 높았다. 전세 28%·월세 8%가 뒤를 이었다. 다만 전·월세를 합한 임차는 36%로 매매와 비슷해 주택 거래를 둘러싼 판단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주택자는 유주택자보다 전·월세가 합리적이라는 응답이 15%p 높았다.
이동한 한국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주거비를 매달 지출하는 사람 가운데 77%가 부담을 느끼고 서울 거주자의 47%는 집값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며 "매매와 전·월세가 팽팽하게 엇갈리는 점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매매보다 임차를 현실적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그만큼 두텁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에 대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유주택자와 무주택자·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인식 격차는 여전히 크다"며 "계층별로 체감하는 현실에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7일~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다. 지역·성별·연령별 비례할당추출 방식으로 표본을 구성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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