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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 뒤 어두운 그림자…런베뮤 이어 젠틀몬스터도 '과로' 논란
젠틀몬스터, 무급노동 의혹…"재량근로제 폐지"
지난해 7월, '런베뮤' 이후 '과로' 문제 계속돼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직원 과로 논란이 일자 재량근로제를 폐지했다. 사진은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젠틀몬스터' 매장의 모습이다. /롯데물산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직원 과로 논란이 일자 재량근로제를 폐지했다. 사진은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젠틀몬스터' 매장의 모습이다. /롯데물산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MZ세대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브랜드들이 잇따라 '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베이글 돌풍의 주역인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이 20대 직원 과로사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역시 장시간 근무와 무급노동 의혹이 제기됐다. 화려한 성공 신화 뒤 감춰진 노동 현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나면서 성장 위주의 기업 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최근 구성원들의 장시간 노동 의혹이 불거지자 기존의 재량근로제를 폐지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젠틀몬스터 외에도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 등을 운영 중이다.

앞서 일부 직원들은 주 70시간이 넘는 노동을 해왔으나 회사가 재량근로제를 이유로 휴가나 수당 등 적합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량근로제는 업무 특성상 수행 방법과 시간 배분을 근로자의 재량에 맡기고 노사 서면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주로 디자인, 기획 등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무에 적용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아이아이컴바인드 소속 디자이너 상당수는 출퇴근 시간이 사실상 고정돼 있었고 업무 지시 역시 구체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지난달 서울 성동구 아이아이컴바인드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 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지했다"며 제도 전면 개편을 약속했다. 실제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젠틀몬스터가 '연예인 선글라스'로 알려지며 급성장한 기업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1년 매출 3220억원 영업이익 583억원, 2022년 매출 4100억원, 영업이익 674억원, 2023년 매출 6083억원, 영업이익 1511억원, 2024년 매출 7891억원, 영업이익 2339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구성원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장려하기 위해 재량근로제를 운영해왔으나 현장에서 취지와 다르게 활용된 점을 확인했다"며 "근무제도와 보상 체계, 사내문화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글 성지라고 불리던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지난해 7월 과로사 의혹에 휩싸였다. /독자 제공
베이글 성지라고 불리던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지난해 7월 과로사 의혹에 휩싸였다. /독자 제공

과로 문제는 지난해 '런던베이글뮤지엄(London Bagel Museum·런베뮤)'에서도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A씨가 주 80시간에 가까운 노동에 시달리다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정의당은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 말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내고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주 14시간 이상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돼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하고 있고 실제 근무 시간은 이보다도 훨씬 길다"며 "입사 후 14개월간 거쳐온 지점은 4곳이나 된다. 강남에서 수원으로 다시 인천으로 옮겨 다니면서 근로계약서만 세 번 갱신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노동부는 본사와 인천점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런베뮤'에서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승인된 산재 건수가 무려 63건에 달한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며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법인명 엘비엠(LBM)인 '런베뮤'는 지난 2021년 서울 안국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7개 매장을 운영중인 베이커리 브랜드로 '베이글 성지'로 불린다. 약 850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2023년 기준 매출 796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이다. 엘비엠은 지난해 7월 국내 사모펀트 JKL파트너사에 약 2000억원 규모로 매각됐으나 고인 사망 시점과 겹친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엘비엠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근로환경 전면 개선을 약속했다. 엘비엠은 △HR전문가 영입 및 인사제도 재정비 △실시간 근무기록 관리 시스템 도입 △안전보건 전담 체계 구축 △직원 단체 보험 가입 등 대책을 내놨다. 아울러 단기 근로계약 구조를 개선하고 정규직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상태다.

업계는 두 사례 모두 외형 성장 과정에서 노동환경 관리가 뒤로 밀린 전형적인 구조로 보고 있다. 이에 '런베뮤'와 '젠틀몬스터'가 약속한 개선이 일회성 대응에 그칠지, 기업 문화의 근본적 전환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화려한 공간, 감각적 마케팅, 폭발적인 매출 증가 속 노동자 인권을 놓친 전형적인 사례"라며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수록 그에 걸맞는 인사·노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두 업체가 제시한 약속이 지켜질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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