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대전=선치영·정예준 기자]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이 "실질적인 자치권과 재정권이 보장되지 않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시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며 "이번 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청권을 '제2의 핫바지'로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장 3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안을 겨냥해 "같은 날 발의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과 비교하면 내용과 수준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전남 법안에는 국가 지원과 의무 규정이 다수 포함돼 있는 반면, 대전·충남 민주당 법안에는 강행 규정이 거의 없고 국가 의무는 약화되고 규제는 오히려 강화됐다"며 "이런 맹탕 법안으로는 대전·충남을 경제과학수도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특히 "같은 당에서 낸 법안임에도 지역에 따라 자치권 수준을 달리 적용한 것처럼 보인다"며 "충청권을 만만하게 보는 인식, 이른바 '핫바지론'이 반복되고 있는 것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제2의 핫바지'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라고도 했다.
이어 조 의장은 시민 민원 현황도 공개하며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2월 2일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이 총 1215건에 달한다"며 "주요 내용은 행정통합 반대, 주민 의견 수렴 부족, 독립된 광역시로서의 정체성과 자치권 상실 우려, 통합 실효성에 대한 근거 부족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원인들의 요구 사항으로는 △행정통합 전면 백지화 또는 주민투표 실시 △행정통합 추진 과정과 정부 논의의 투명한 공개 △시의회의 적극 반대 입장 표명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주민투표 추진과 관련해 조 의장은 "대전시에서 민주당 법안에 대한 의견청취 동의안을 제출하면 즉시 임시회를 소집해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심의·의결할 계획"이라며 "만약 이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회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의결 절차이기 때문에 시가 의견청취 안건을 제출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시민의 뜻을 직접 묻는 주민투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민주당 법안을 두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나 광주·전남 법안에는 의무 규정이 수십, 수백 개 들어가 있는데, 대전·충남 민주당 법안에는 그런 규정이 거의 없다"며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이 과연 지역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행정통합은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대전과 충남 시민 모두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실질적인 자치권과 재정권을 확보하지 못한 통합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도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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