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순익 4조' 기반으로 주주환원·성장 프로젝트 속도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 사건 상고심에서 업무방해 혐의 '무죄 취지' 결론을 얻으며, 2심의 집행유예 판단이 뒤집혔다. 하나금융은 선고 다음 날 열린 2025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함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경영 기조와 중장기 전략을 시장에 재확인했다. 사상 첫 연간 순이익 '4조 클럽'에 오른 실적과 확대된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그룹이 내건 생산적 금융·포용금융 실행에도 추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법원 상고심 판단에서 업무방해 혐의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2심(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 결론에서 벗어나는 국면을 맞았다. 다만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부분은 상고가 기각돼 벌금형(300만원)이 확정됐다.
이로써 하나금융이 우려해 온 '집행유예 확정에 따른 경영 공백' 시나리오는 한층 멀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령상 금융회사 임원 결격 사유는 통상 '금고 이상의 형'이 핵심인데, 이번 결론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은 벌금형으로 정리된 데다 업무방해는 다시 다퉈야 하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회장직 수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로써 함영주 회장은 2028년 3월까지 기존 임기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은 판결 직후 "판결을 계기로 더 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 금융·포용금융 확대에 매진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이 메시지는 선고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열린 2025년 경영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시 한 번 힘이 실렸다. 함 회장은 컨퍼런스콜에 직접 참여해 "그룹의 ROE를 높이기 위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회장이 실적 발표 무대에 직접 나선 점 자체를 두고도 '리더십 리스크 완화 이후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적은 '드라이브'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하나금융의 2025년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4조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대 증가하며 사상 처음 '4조 클럽'에 들어섰다. 단순히 이익 규모뿐 아니라 수익 구조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비이자이익(2조2133억원)이 두 자릿수 증가했고, 매매평가익(1조582억원)과 수수료이익(2조2264억원)도 함께 확대되면서 '은행 이자이익 의존'이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여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우량 기업여신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이 RWA 관리와 맞물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2025년 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조2320억원을 기록했고, 대기업 대출이 6.1%, 중소기업대출이 5.5% 늘었다. 다만 소호여신 성장률은 0.8%에 그쳐, 포용금융 관점에선 '보완 과제'가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4조 클럽' 달성에도 아쉬운 지점은 비은행 기여도다.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전년도보다 3.6%포인트 하락해 12.1%에 그쳤다. 은행 순이익이 11.7%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자체가 줄었다는 점이 더 크다. 2024년 6270억원 수준이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지난해 17.5% 이상 감소한 5170억원에 머물렀다. 하나증권·하나카드 순이익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하나캐피탈과 하나자산신탁의 순익이 50% 이상 감소하며 전체 비은행 순이익을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박종무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이익비중의 30%를 비은행으로 내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은 아쉽지만 정상화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캐피탈은 B2B를 B2C로 가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등 내부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건전성 지표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국면에서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다. 하나금융의 2025년 말 기준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1.2%로 개선됐고, 대손비용률은 0.29%로 관리 범위 안에서 제시됐다. 순이익이 늘어나는 동시에 비용 효율과 신용비용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공급 확대가 동반되는 정책·민생 금융을 추진하더라도 자본·건전성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일부 완화시키는 요소로 읽힌다.
주주환원도 같은 맥락에서 정리된다. 하나금융은 연간 현금배당(1조1178억원)과 자사주 매입·소각(7541억원)을 합쳐 총 1조8719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행했고, 총주주환원율은 46.8%로 제시했다. 배당과 소각을 동시에 확대하려면 자본 여력이 전제되는데, 2025년 말 CET1 비율은 13.37%로 목표 구간(13.0~13.5%) 내에서 관리됐다는 설명이다.
전략 측면에서 하나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을 이미 숫자로 공언해 왔다.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로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 84조원, 포용금융 16조원 등 총 100조원 공급 계획을 밝히고,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선제 지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포용금융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5년간 12조원 금융지원, 청년·서민 등 금융취약계층 대상 5년간 약 4조원 지원을 포함하며, 매년 100억원 수준의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 운영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 생산적 금융은 AI·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을 겨냥한 특판 상품 신설, 보증기관 출연 확대, 수출입 중소기업 공급망 지원 등으로 실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함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먹거리'로 디지털 신사업도 거론하며 스테이블코인 등을 언급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꾸려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함 회장은 "디지털 금융 대전환이 진행되는 지금,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남은 임기 동안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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