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테이지, B2C 플랫폼 확보로 IPO '승부수'

[더팩트|우지수 기자] 카카오가 12년간 운영해 온 포털 '다음(Daum)'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매각한다. 카카오는 그룹 내에서 시너지가 낮아진 포털 사업을 정리해 조직 효율화를 꾀하고,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한 업스테이지는 부족했던 B2C 플랫폼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업스테이지는 다음 운영사인 '에이엑스지(AXZ)' 매각 및 지분 교환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카카오가 보유한 AXZ 지분 전량을 업스테이지에게 넘기고, 카카오는 업스테이지 주식을 받게 된다. 양사는 체결 직후 곧바로 다음에 대한 기업 실사 작업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지분 교환 비율과 최종 인수 시점 등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다음을 매각한 배경으로 실적 부진과 성장 정체를 꼽는다. 지난 2014년 합병 당시 모바일 플랫폼과 인터넷 포털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뚜렷한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히려 합병 이후 다음 지도와 웹툰 등 주요 서비스가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로 이관되면서 포털로서의 자체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카카오 합병 직전 20~30%에 달했던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대까지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3.12%)에도 밀려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 역시 지난 2021년 4925억원에서 2024년 3320억원 수준으로 약 32% 감소했다.
결국 카카오는 지난해 5월 다음 사업 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에서 별도 법인인 'AXZ'로 분사시켰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고, 이번 업스테이지와의 계약으로 그 관측이 현실화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시대에 맞춰 포털 서비스도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기술력을 갖춘 파트너와 협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스테이지는 다음 인수로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IPO 추진을 공식화하고 현재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투자자 모집에 한창이다.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로 AI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를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할 서비스 접점이 부족하다는 점이 과제로 꼽혔다.
업계에서는 업스테이지가 다음이 보유한 뉴스·카페·블로그 등 이용자 데이터와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흡수해 이같은 과제를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명확한 B2C 플랫폼을 확보한 것은 향후 기업가치 산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번 매각 배경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룹의 상징적 자산이었던 포털을 매각하는 중대한 의사결정인 만큼 전문경영인의 판단만으로는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 센터장은 경영 쇄신을 위해 확장된 계열사를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왔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빅딜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의지가 주효했던 것처럼 이번 카카오의 다음 매각에도 김범수 창업자 의견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 해소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index@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