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게이트' '도이치' 관련자들도 같은 주장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법원이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사건에서 잇따라 '별건 기소'라는 판단을 내리며 3대 특검이 기소한 사건 전반으로 파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검 수사 단계부터 제기된 별건 수사 논란이 법원 판단으로 이어지며 향후 재판에서도 공소기각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김모 국토부 서기관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특검의 수사 대상 범위를 벗어났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김 서기관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고속도로 의혹 피의자로 조사를 받다가 개인 비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기각은 법원이 검사의 기소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다른 재판부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 혐의는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별건 수사란 특정 범죄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안을 함께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활용해 당초 피의자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려는 수사 방식을 말한다. 피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하거나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별건 기소는 이러한 별건 수사를 토대로 당초 수사 대상이 아닌 사안을 재판에 넘기는 경우를 뜻한다.
지난해 출범한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은 수사 단계부터 피의자 측에게서 '먼지털기식 별건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을 수사하다 인지한 다른 범죄 혐의까지 수사·기소하는 것이 적법한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돼 왔다.

최근 법원이 특검 기소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 판단을 내리며 다른 재판에서도 피고인들의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김건희특검이 기소한 사건을 중심으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변호사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별건 수사에 따른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공소 기각을 요청했다.
이른바 '집사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는 자신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 첫 재판에서 "특검법상 수사 범위를 벗어났다"며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예성 씨도 자신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사건 재판부에 "집사 게이트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자 피고인 개인 회사의 계좌를 먼지 털듯 살피고 별건인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며 수사 대상을 벗어났으므로 공소 기각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다른 특검 사건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연달아 나왔다. 이완규 전 법제처장 측은 내란특검이 기소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사건 첫 공판에서 "피고인의 (안가 회동) 참석 행위가 내란특검법상 수사대상 어느 하나 해당하지 않는 것을 명확히 해당했다"며 공소기각을 요청했다.
반면 김건희특검은 재판부의 국토부 서기관 1심 공소기각 판결을 두고 "중대한 법리 오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적 의혹 해소'라는 특검 출범 취지를 고려하면 수사대상 사건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놓고 공소기각을 주장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바도 있다.
다만 향후 여러 재판에서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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