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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기업은행장 취임 첫 고비 '출근길'…노사 봉합 못하면 장기전
노조 "총인건비제 불일치 해결은 공약·대통령 지시…구체 이행계획 내놓아야"
장 행장, 본점 대신 임시 사무실 출근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건물에 입장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건물에 입장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의 '첫 출근길'이 리더십 시험대로 떠올랐다.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추가 성명서에서 이번 갈등을 '노사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선임을 제청한 금융위원회와 정부에 해법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지난 23일부터 출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본점 건물 진입을 막는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장 행장은 전날 올해 첫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출근을 저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금융위와 협상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했다고 하기는 섣부르다"면서도 "빨리 끝날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은행 본점으로의 출근을 언제쯤 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얘기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신임 중소기업은행(IBK기업은행) 은행장으로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장 행장이 기업은행에서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금융시장 이해도와 리스크관리 전문성을 쌓아온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는 임명 제청 직후부터 "현안 해결 대안 없는 선임"이라며 출근 저지에 나섰고, 이날 '추가 성명서'를 통해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노조, 출근 저지 5일째"라며 이번 사태를 금융위가 약속을 외면한 책임 회피로 규정했다. 노조는 "겉보기에는 사태 해결의 대안 없이 행장직을 수락한 장민영 내정자의 잘못 같지만, 근본적인 패착은 내정자에게 대안을 쥐여주지 않고 제청한 금융위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임명한 청와대에 있다"고 비판했다.

23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기업은행 문제 해결 대안 없는 행장 임명에 반대한다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선영 기자
23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기업은행 문제 해결 대안 없는 행장 임명에 반대한다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선영 기자

노조 "해법은 금융위가 쥐고 있다"…총인건비제 '빗장' 요구

노조가 핵심으로 내세운 쟁점은 공공기관 총인건비제와 기업은행의 업무 특수성 간 '불일치'다. 노조는 기업은행-총인건비제 불일치 해결이 민주당 대선 공약이자,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내린 지시 사항이라고 주장하며 제청한 금융위, 임명한 청와대가 구체적 이행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사태 해결의 키는 금융위가 가지고 있다"며 총인건비제 예외 인정과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대안 없이 은행장을 선임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장 행장 개인의 설득·조율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구조라고 압박하고 있다.

출근 저지가 길어지면서 '업무 정상화'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장 행장은 본점 대신 서울 중구 롯데호텔 인근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출근 저지 장기화가 연초 조직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날 부행장급 이하 직원 인사를 단행한다. 앞서 기업은행은 임직원 인사를 23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사내 공지했으나 장민영 신임 기업은행장 취임 이후 인사 발표 시점을 다시 조정했다. 김성태 행장 임기 만료에 따른 수장 공백과 신임 은행장 인선 지연 등으로 밀리다 뒤늦게 진행하게 됐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도, 노사 간 충돌을 '관리 가능한 협상'으로 전환하는 초기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근 저지가 장기전으로 번질 경우 신임 행장 체제의 출발 자체가 '정책금융 성과'보다 '갈등 봉합'에 묶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출근 저지가 길어지면 연초 인사·조직 운영은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고, 현장에서는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은 대외 신뢰와 내부 결속이 동시에 중요하다"며 "취임 초에 충돌을 '관리 가능한 갈등'으로 전환하는 게 리더십의 첫 성적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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