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 속 수익성은 '뒷걸음'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실적 공개를 앞두고 매출 부문에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전년보다 후퇴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는 187조81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80조원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환율 효과가 외형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12조4443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대비 약 12.6% 감소한 수치다. 판매 단가가 높은 차종 비중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입차 관세 부담을 차량 가격에 즉각 전가하지 않고 본사가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 역시 외형 성장과 수익성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 기아의 지난해 매출은 114조5670억원, 영업이익은 9조1275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9% 감소한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을 합산하면 3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300조원대 매출 규모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2년 매출 142조원, 2023년 162조원, 2024년 175조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왔고 기아도 2024년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성장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산 영업이익은 21조5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실적의 성패를 가른 변수는 미국발 관세였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25% 관세가 부과된 이후에도 현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관세 부담이 영업이익에 직접 반영되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4분기 들어 관세율이 15%로 낮아졌지만 이미 악화된 수익성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현대차는 올해 경영 기조를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전환했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원가 구조를 재정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차 개발 단계뿐 아니라 양산 차량에도 연구개발(R&D) 역량을 투입해 제조 공정 전반의 비용을 낮추는 전방위적 원가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연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밝힌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정의선 회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고객 관점의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체질 개선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단기 대응보다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수익성 방어와 함께 외연 확장도 병행할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415만8300대로 상향 조정하고 아반떼·투싼 등 볼륨 모델의 완전변경과 그랜저·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을 순차 투입해 신차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래그십 SUV GV90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관세 부담이 일부 완화되고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 원가 구조 재정비 효과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 정책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비용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안정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오는 28일, 현대차는 29일 각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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