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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쿠팡에만 가혹해" 한미 갈등 우려에…소비자 부글부글, 쿠팡은 당혹
美 투자사들, 트럼프 행정부에 자체 조사 요구해

정부가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범정부 차원의 조사를 예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자체 조사를 요구해 한미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팩트 DB
정부가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범정부 차원의 조사를 예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자체 조사를 요구해 한미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정부가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범정부 차원의 조사와 과징금을 예고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한국 정부가 쿠팡에만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자체 조사를 요구했다. 소비자들은 쿠팡 사태가 자칫 한미 갈등으로 확산할지 우려하면서도 쿠팡이 미국에 기대 어물쩍 넘기는 것은 아닐지 눈총을 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쿠팡을 겨냥한 한국 정부의 행위를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조사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자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확인할 시 관세 부과와 같은 보복 조치를 하도록 한 규정이다. USTR은 청원서 접수와 함께 45일 내 조사를 개시할지 결정한다.

이들 투자사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의 중재의향서를 발송했다. 중재의향서는 국제 중재 재판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상대국에 통보하는 절차다. 통상 90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실제 소송에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재의향서에는 지난해 12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정부와 국회가 쿠팡을 향해 각종 행정처분과 진상조사 등으로 전방위적인 압박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한국 법무부는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 및 절차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정보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범정부 차원의 조사를 예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자체 조사를 요구해 한미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쿠팡의 실소유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 /AP.뉴시스
정부가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범정부 차원의 조사를 예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자체 조사를 요구해 한미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쿠팡의 실소유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 /AP.뉴시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도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각종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는 "쿠팡이 미국에 기대 한국을 압박하는 것 아닌가", "쿠팡 사태는 우리나라 문제인데 미국까지 끌어들이는 것 같다", "쿠팡이 청문회에서 보여준 태도를 보면 조사는 확실하게 진행돼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우려대로 미국 USTR이 조사에 나서게 되면 한국은 미국의 잠재적 보복 조치도 우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미 갈등으로 확산할 시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ISDS 역시 매한가지로, 국제중재가 정식으로 제기되면 천문학적 금액의 배상금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미국 현지 매체인 액시오스는 "미국 벤처 투자자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조치는 한미 간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엑시오스는 그린옥스가 11억 달러 이상의 쿠팡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조치로 수억 달러의 손실이 났다고 분석했다. 알티미터의 경우 쿠팡 지분 2억1000만 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설명했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한국 법인 지분 100%를 쥐고 있으며, 현재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향해 수년간 선택적인 정부 법 집행을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여러 정부 기관을 동원해 반복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상업 계약을 차단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한국 정부가 쿠팡을 파산시시키기 위해 제재로 위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11월 29일 약 3370만 건에 이르는 고객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됐다는 공지를 알렸다. 이후 국회는 12월 한 달간 쿠팡을 상대로 2번의 현안 질의와 3번의 청문회를 갖는 등 진상조사에 나섰다. 정부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 12개 부처와 기관이 참여한 '쿠팡 사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수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기간 쿠팡은 정부와 협의 없이 3000개의 개인정보만 유출됐다는 '셀프조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을 불렀다. 청문회에서는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본인 명의 사과문도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내놓았다. 쿠팡은 해럴드 로저스 임시 대표를 내세워 수습에 주력했지만, 현재까지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은 단계다.

정부와 쿠팡이 기 싸움을 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면서 소비자 여론도 싸늘히 식어갔다. 정부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과징금 등 천문학적인 금액의 배상도 꺼냈다. 그러는 사이 쿠팡은 1조6850억원 상당의 피해 보상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상은 고객 1인당 할인 쿠폰 1만원을 받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역풍에 직면했다. 이에 국회는 쿠팡을 겨냥한 추가 국정조사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쿠팡 측은 "미국 투자사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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