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韓 정치적 공간…"존재감 확실히 희미"
韓 측 "방문 고려 안 해"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일주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대여 투쟁'을 명분으로 내건 장 대표의 단식 농성장이 범보수 세력의 결집지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특히 계파를 불문하고 보수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제명 징계 결정을 앞둔 한동훈 전 대표의 운신의 폭도 좁아지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의 단식 중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병원 이송조차 거부하며 지속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의료진이 진단하기로는 현재 상태가 하루라도 지속할 경우 영구적인 기능 장애가 올 수 있다고 했다"며 "많은 중진 의원들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해 링거와 같은 긴급 수액 조치를 받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거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가 '통일교 게이트·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이른바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면서 보수 진영은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라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원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미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각을 세우던 당내 소장파 의원들뿐만 아니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유승민 전 의원의 발길도 이어졌다.
계파와 노선을 불문하고 장 대표의 투쟁에 범보수 세력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해외 출장에서 조기 귀국해 장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공동투쟁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 전 대표에게 쏠린다. 당내 일각에서는 '보수 대통합의 메시지를 위해 한 전 대표가 직접 농성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는 한 전 대표에게 거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을 제외한 범보수 인사들이 농성장에 결집하면서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한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한 전 대표가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징계는 조작이자 보복이지만,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음에도 당권파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한 대표를 겨냥해 "만약 본인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풀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며 "정말 본인이 주장하듯이 당무감사위원회가 감사를 조작하고, 거짓을 말하고 있다면 저는 기꺼이 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압박했다.

장 대표의 단식이 길어질수록 한 전 대표의 정치적 공간이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 전 대표만 불참할 경우 '보수 분열의 주범'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 대표의 단식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하며 보수 강성 지지층이 결집한 점도 한 전 대표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과하다는 의견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장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될수록 정치적 무게감은 커지고, 반대로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그 정도까지 해석하는 건 과한 것 같다"면서도 "장 대표에게는 '당을 지키는 대표'라는 이미지가 분명히 형성되면서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은 확실히 희미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점쳐졌던 한 전 대표의 단식장 방문 역시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단식이 길어질수록 효과가 없다고, 하지 말라고 했던 목소리는 거의 사라졌고 비아냥이나 조롱 섞인 반응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한동훈 이야기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황에서 방문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 전 대표 측은 장 대표 단식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더팩트>에 "단식장 방문이나 동조 단식 모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친한계 다른 인사도 이날 통화에서 "순서가 잘못됐다. 장 대표 측에서 한 전 대표의 사과에 대한 아무런 입장이 없다"며 "그리고 만약 한 전 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한다면 단식의 취지가 변질된다. '당내 분란을 잠재우기 위한 단식'이라는 민주당의 프레임에 힘이 실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포용력을 발휘해 한 전 대표를 끌어안을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완전히 선을 긋고 정리할지는 이제 더 명확하게 대표의 공으로 넘어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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