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형 사례 토대로 실질 주민자치 모색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전남 여수시의회는 주민이 낸 주민세가 주민이 결정한 마을 의제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여수시의회는 이날 의회 소회의실에서 '주민이 낸 주민세, 주민을 위해 사용하자'를 주제로 입법 정책토론회를 열고 주민자치회 운영과 주민세 재정 구조의 연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앞서 백인숙 의장이 제기한 주민세 환원 필요성과 관련 토론회 개최에 대한 후속 논의로, 제253회 임시회 개정 조례안 발의를 앞둔 정책 검증 성격으로 진행됐다.
토론회는 백 의장과 문갑태 부의장, 주재현 기획행정위원장, 이미경 여순사건 및 과거사 진상규명 특별위원장이 공동 주최했다. 현장에는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대희 전남주민자치회 상임대표, 김태성 여수시주민자치협의회장, 이정민 여수시민협 사무국장, 박은정 여수시 기획예산과장 등 주민자치 전문가와 시민사회, 행정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발제를 맡은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은 순천형 주민자치회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주민자치회가 행사 보조기구가 아니라 마을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수"라며 "주민세의 명확한 환원 구조와 주민총회 결정 사항의 예산 반영 의무화를 조례에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대희 전남주민자치회 상임대표는 "현재 구조에서는 주민자치회가 아무리 좋은 의제를 내도 예산 편성 단계에서 단절된다"며 "읍면동 단위 주민총회 결과가 다음 해 본예산에 자동 연계되는 트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성 여수시주민자치협의회장은 "주민세는 주민이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재원"이라며 "마을 환경, 돌봄, 안전 분야에 우선 투입되도록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 여수시민협 사무국장은 "환원 규모 못지않게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주민 참여 구조가 중요하다"며 숙의형 의사결정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행정 측 의견도 이어졌다. 박은정 여수시 기획예산과장은 "재정 운용의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범 사업 형태로 단계적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주민자치회가 행사 중심·형식적 운영에 머문 가장 큰 이유로 재정 분리 구조를 지목했다. 주민총회에서 결정된 마을 계획이 실제 예산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참여 동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세 환원 기준 명문화 △주민총회 의제의 예산 반영 절차 △행정과 주민자치회 간 권한 분담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백 의장은 "주민이 낸 세금이 주민 스스로 결정한 의제에 사용되도록 제도적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핵심"이라며 "주민총회 안건에 주민세 연계 재원 활용을 포함하도록 조례상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반영한 '여수시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제253회 임시회에 발의하겠다"며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 자치로 이어지도록 의회가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시의회는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환원 비율, 대상 사업, 집행 절차를 담은 구체 로드맵을 마련하고 시와 협의체를 구성해 후속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kde32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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