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인사개입' 못막는 농협금융…지배구조 리스크에 '칼바람' 예고
금융지주 지배구조 점검 국면서 인사 개입 논란 점화
금산분리 원칙 위배…협의체 구성 등 필요성 제기


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더팩트 DB
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지배구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점검과 맞물리며 감독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중앙회의 간섭을 차단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 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농협중앙회 지 모 부회장 공소장을 공개했다. 검찰은 지 부회장을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 부회장은 농협은행에 대한 인사 권한이 없음에도 특정 인사를 대출 심사 부서 부장으로 임명하라고 위력을 행사해 실제 인사안이 변경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휴대전화 파손을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특별상담(특담)'이라는 비공식 경로를 통해 농협은행 등 금융 계열사 인사에 실질적으로 개입해 왔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주주의 비공식 개입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훼손할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100% 보유하고, 농협금융이 다시 농협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구조라 하더라도, 인사 등 핵심 경영 판단은 금융지주 이사회 중심의 독립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농협금융의 지배구조가 법적 형식과 실제 운영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지주 체제를 갖추고 있음에도 중앙회가 전액 출자한 구조 속에서 비공식적인 영향력이 작용해 왔고,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이 인사와 같은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독립성을 약화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전반을 문제 삼고 있는 점도 농협금융에는 부담 요인이다.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고강도 조사와 제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학계, 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논의했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사는 매우 중요한 자금중개 인프라이므로 공공성이 필요하고 지배구조도 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는 폐쇄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 불안정한 지배구조로 인한 갈등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도 19일부터 23일까지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iM금융지주·BNK 금융지주·JB금융지주 등 8개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실제 운영 현황을 점검한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중앙회의 개입 여부와 별개로, 이를 걸러내지 못한 농협금융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책임도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비공식 인사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금융지주 내부 통제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식품부가 농협에 대한 범정부 합동 감사체계를 가동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감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산하에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등 금융 계열사가 포함돼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합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감사 대상에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지배구조 또한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시스템의 균열을 초래한다는 게 금융당국 측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중앙회의 은행 인사 개입은 금산분리 원칙과 내부 통제 규율이 다 깨지는 것이라 지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중앙회가 인사에 개입하는 순간 금융지주 체제의 전제인 금산분리와 책임경영 원칙이 동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이는 내부통제 실패를 넘어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회가 금융지주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비공식 경로가 아닌 공식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자문사 아이앤아이리서치 이진수 대표는 "농협중앙회는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이기에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고, 금융지주 역시 이사회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중앙회가 금융계열사들 인사나 경영에 관여하려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식적인 협의체를 구성한 뒤 논의를 거쳐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농협금융의 입장을 듣기 위해 더팩트 취재진이 휴대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kimthi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