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방산 수주·업황이 버팀목…바이오·테마주는 조정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피가 48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연초 급등을 함께 탔던 테마가 2주 만에 갈리는 모양새다. 반도체·자동차·방산·조선은 신고가 흐름을 이어간 반면, 바이오와 단기 테마주는 조정이 빨랐다. 시장은 '같이 오르던 장'에서 '남는 종목만 남는 장'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업종 전체가 아니라 주도주로 더 좁아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484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4797.55) 대비 0.48%(23.11포인트) 오른 4820.66으로 출발한 뒤 우상향을 지속 중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800을 돌파하면서 장 초반엔 수급이 대형주로 더 집중됐다. 개인이 순매수로 지수를 받치고 외국인은 순매도로 맞서는 구도도 확인됐다.
연초 이후 지수는 단기간에 주요 지수대를 잇달아 넘어섰다. 코스피는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4309.63(종가)로 4300선을 처음 넘어선 뒤 5일 장중 4400선, 6일 장중 4500선, 7일 장중 4600선을 잇달아 돌파했다. 이후 12일 종가 기준 4600선에 안착했고, 14일 장중 47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16일 장 초반 4800선까지 닿았다.
연초 랠리의 중심은 여전히 반도체다. 이날도 삼성전자는 14만9400원까지 뛰며 장중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맞물린다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리는 재료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반등과 HBM 출하 확대가 동시에 걸리면 이익 체력이 달라질 수 있다"며 "HBM 공급망 진입이 구체화될수록 밸류에이션 부담도 일부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안에서도 대형 핵심주에 수급이 쏠리고, 단기 급등 종목에는 차익 실현이 먼저 붙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이클이 HBM에서 서버 메모리 전반으로 넓어지는 구간"이라며 "일부 품목은 전망치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주는 연초 순환매 국면에서 비교적 오래 버틴 업종으로 분류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판매만이 아니라 하이브리드·고급차 비중 확대, 북미 중심의 가격 정책,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기대가 맞물리며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북미 판매 증가와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로 매출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환율 환경이 우호적이면 수익성 방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완성차주라도 주가 흐름은 같기 어렵다. 미국 시장 인센티브 경쟁 강도, 전기차 믹스 변화에 따른 수익성, 원자재·물류비 부담, 노사 비용 등 변수가 실적에 반영되는 속도가 달라서다. 시장에선 업종 베팅보다 분기별 마진 흐름과 판매 믹스를 확인하며 종목을 고르는 구간이라는 관측이 많다.
방산은 업황 모멘텀에 더해 그룹 이슈가 주가 탄력을 키우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방위비 지출 확대 기대가 기본 동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한화 계열사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까지 겹치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화가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인적분할(존속·신설 체제)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계열사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지주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가 방산 계열의 강세와 결합했다고 본다.
조선은 수주 사이클이 버팀목이다. 에너지 인프라 투자와 고부가 선박 발주 기대가 이어지면서, 조선주는 하루 이틀 재료로 움직이는 단기 테마라기보다 수주잔고가 매출로 인식되는 시간표를 보고 평가받는 흐름이 강해졌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생산 슬롯이 수년치 채워진 상황에서 대형 프로젝트와 친환경 교체 수요가 업황을 받칠 수 있다"고 봤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22년 이후 수주한 고선가 물량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는 구간"이라며 "잔고 구성을 감안하면 이익 개선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가가 높은 LNG선·대형 컨테이너선 등 비중이 늘수록 수주 규모뿐 아니라 마진 구조가 달라진다는 점도 매수 논리를 만든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와 이벤트성 테마주는 변동성이 커졌다. 임상·허가·기술수출 같은 개별 재료에 따라 종목 간 온도차가 큰 데다, 지수 급등 이후에는 실적이 나오기 전 기대만으로 먼저 붙던 주가 상승분이 빠르게 정리되는 양상이다. 한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올해는 단기 이벤트보다 플랫폼 경쟁력과 글로벌 확장성이 종목별 성적표를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현재 흐름을 '연초 랠리 2라운드'로 본다. 1월 초에는 지수 상승이 업종을 끌고 갔지만, 지금은 업종 안에서도 종목을 고르는 선별장이 강화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반엔 기대가 주가를 밀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만들고 얼마나 벌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됐다"며 "연초 급등 테마 중에서도 끝까지 남는 종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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