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두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뚜렷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의 개발 성격과 기반시설 여건을 고려할 때 과도한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도 국제업무 중심지 기능 훼손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공원~용산역~한강 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입체복합 수직도시’ 비전 실현을 목표로 추진되는 초대형 도시개발 사업이다. 용산 정비창 일대 약 45만㎡ 부지에 업무·상업·주거 기능을 집약한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계획상 2028년 부지 조성 공사를 완료하고, 2030년 초 기업과 주민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 조성이 사업의 주된 목적이다.
현재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업무시설과 함께 약 6000가구의 주택 공급이 확정됐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 주택 공급 대책 논의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여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물량을 1만~2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 도심 내 대규모 가용 부지가 제한적인 만큼,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용해 주택 공급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서울시는 주택 공급의 급격한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 물량이 크게 늘 경우 학교, 도로 등 기반시설을 다시 설계해야 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주택 비중 확대로 국제업무 중심의 도시 기능과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기존 6000가구에서 최대 8000가구 수준까지는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래를 위한 공간에 급하다고 아파트를 필요 이상 집어넣으면 나중에 주택 가격이 안정됐을 때 후회할 수 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자는 여권의 주장에 반대했다. 또한 오 시장은 "과도하게 많은 주택을 공급할 경우 계획 전체를 다시 수립해야 하는데 오히려 빠른 공급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감당 가능한 8000가구를 넣는 일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용산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전략 사업인 만큼, 주거 비중 확대가 국제업무 중심지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 용산도시재생혁신지구 건축계획 변경, 용산유수지 재정비, 수송부 부지 개발 등 인근 도시개발사업과 유휴부지 활용을 통해 최대 1만8000여 가구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7일 서울시를 방문해 주택 공급 협의를 진행한 결과를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의 개발 일정 지연이나 사업 취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일반적인 개발 사업과는 성격이 다른 대한민국의 미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심 동력"이라며 "앞으로도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물론 용산공원 등 개발사업이 용산구의 중장기적 도시계획에 부합하도록 정부와 서울시, 용산구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추가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앞두고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을 둘러싼 서울시·국토부·용산구 간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종 주택 공급 규모에 따라 국제업무지구의 개발 방향과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협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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