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과 돌팡 사이…배송 시스템 강화한 SSG닷컴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쿠팡이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주춤하는 사이 SSG닷컴의 공격적인 배송 확장과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쿠팡 경영진의 미온적인 사후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났고, 이러한 이커머스 노마드(nomad·유목민)족을 흡수하려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들어 쿠팡을 떠났던 일부 고객들이 다시 회귀하면서 SSG닷컴은 탈팡과 '돌팡(돌고 돌아 쿠팡)' 사이 갈팡질팡하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멤버십 할인 혜택을 대폭 키웠다.
◆ SSG닷컴, 쿠팡에는 없는 '7% 적립' 멤버십 꺼내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은 지난 2일 새해를 맞자마자 '쓱세븐클럽' 유료 멤버십을 선보였다. 쓱세븐클럽은 고객이 월 29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쓱배송(주간·새벽·트레이더스)' 상품 구매 시 결제액의 7%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SSG닷컴은 쓱세븐클럽 고객 대상으로 7% 적립과 함께 신세계백화점몰, 신세계몰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7% 할인 쿠폰을 매달 지급한다. 나아가 SSG닷컴은 오는 3월 CJ그룹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티빙'을 시청할 수 있는 옵션형 모델도 추가로 내놓는다.
SSG닷컴은 쓱세븐클럽 출범을 기념해 이달 31일까지 2개월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한다. 무료 체험 이후에도 멤버십 고객에게 3개월간 3000원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동시에 SSG닷컴은 이마트와 협력해 멤버십 전용 상품 77가지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도 전개한다.

SSG닷컴 멤버십은 이커머스 경쟁사인 쿠팡(월 7890원)과 네이버(월 4900원)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무엇보다도 쿠팡의 멤버십 혜택을 전략적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쿠팡의 멤버십인 와우회원은 무료 배송과 반품, 쿠팡이츠 무료 배달, 회원 전용 상품, 쿠팡플레이(OTT) 무료 시청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SSG닷컴의 쓱세븐클럽은 쿠팡 와우회원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무료 배송과 회원 전용 상품, OTT 무료 시청 등을 담아냈다. 특히 쿠팡에는 없는 결제액의 7% 적립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쓱세븐클럽 론칭 알림 사전신청 고객만 60만명에 달할 정도로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라며 "멤버십 전용 특가 행사를 통해 고물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는 데 일조하겠다"고 설명했다.
◆ 탈팡과 돌팡 사이…배송 시스템 강화한 SSG닷컴
SSG닷컴은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이 1조260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1조1991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914억원으로, 전년 474억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쿠팡의 이커머스 독주 체제가 공고해지는 속 네이버와 CJ온스타일, 11번가,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 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쿠팡에서 지난해 11월 29일 3370만 개에 이르는 고객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며, 이커머스 판도는 심상찮게 흘러갔다. 1500만명의 와우회원(멤버십)과 2100만명의 일반회원을 둔 쿠팡에서 소비자 이탈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쿠팡 창업주이자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늦장 사과문도 소비자들의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정부와 국회도 쿠팡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정부는 쿠팡을 향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꺼냈고, 국회는 지난달 내내 쿠팡 현안질의와 청문회 등을 5번이나 가졌다. 이후에도 정부와 쿠팡 간의 기싸움이 연출되면서 쿠팡 앱 사용자 수(모바일인덱스 집계)는 12월 첫째 주 2908만명에서 12월 넷째 주 2669만명으로, 200만명 넘게 감소했다.

이 기간 SSG닷컴은 배송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였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마트와 협업해 식품·생활용품 1만1000여개 상품을 1시간 내로 배송해 주는 '바로퀵(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했다. 지난해 9월 이마트 19개 지점에서 선보였던 바로퀵 서비스를 3개월 만에 60개 지점으로 늘린 것이다.
SSG닷컴은 현재 서울 16곳, 경기 19곳, 강원 1곳, 충청 5곳, 전라 8곳, 경상 11곳 등 이마트 지점에서 바로퀵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SSG닷컴은 쿠팡의 전유물인 새벽배송에도 힘을 주었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말 기존 4만원 이상 구매 시 적용되는 새벽 무료배송을 2만원으로 낮춰 고객 접근성을 한껏 높였다. 이는 연말연시 유통 대목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특히 쿠팡의 새벽배송 기준인 1만5000원과 비슷하게 맞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수도권뿐 아니라 현재 전국 주요 광역시와 특례시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신년 들어 쿠팡을 떠났던 소비자 일부가 돌고 돌아 다시 쿠팡으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 이달 9일 기준 쿠팡의 일간 이용자 수는 152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회에서 쿠팡 연석 청문회가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30~31일 평균 일간 이용자 수(1450만명)에 비해 70만명 정도 높아진 수치다.
쿠팡을 향한 국민적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지만, 쿠팡만이 갖는 배송 시스템과 멤버십 혜택 등이 건재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SSG닷컴이 배송과 멤버십 두 개의 축으로 힘을 주고 있어 탈팡과 돌팡 사이 소비자들을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쓱배송 역시 전날 밤 주문한 상품을 이른 아침에 받아볼 수 있다"면서도 "이마트와 협력해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매장)의 배송 권역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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