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시스템 확대, 해외 물류망 확장으로 맞서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한진 조현민 사장이 주 7일 배송에서 맞춤형 물류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넥스트 커머스' 청사진을 꺼내 들었다. 또한 조 사장은 오는 2045년 창립 100주년을 기해 그룹사 전체 매출을 현재보다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국내 택배업계는 쿠팡과 CJ대한통운이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치열한 시장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택배업계 4위 주자인 한진은 글로벌 물류망을 토대로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디딤돌로서 존재감을 알리겠다는 설명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최근 신년 새 사업으로 '원클릭 풀필먼트'를 꺼냈다. 원클릭 풀필먼트는 고객사의 소규모 물량도 창고 입고부터 출고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사는 온라인 주문부터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한진은 고객사의 패키징이나 집화 과정을 대행해 이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4월 쿠팡과 CJ대한통운에 이어 주 7일 배송에 뛰어들었다. 한진의 전체 매출에서 택배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서비스를 확대하지 않고서는 고객사를 뺏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진의 누계 매출(연결 기준)은 2조2692억원으로, 그중 택배 사업은 전체의 약 45% 수준인 1조10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택배 시장은 쿠팡이 기존 로켓배송(당일배송)에서 제3자 물류(3PL)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판도가 뒤집혔다. 쿠팡이 1500만명의 유료 회원과 2100만명의 일반회원을 토대로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주말배송 등을 강화하면서 택배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특히 2024년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 사업 연 매출은 3조7289억원을,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연 매출은 3조8349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이 매출로도 CJ대한통운을 밀어내면서 택배 시장 독주 체제를 깨뜨렸다. 이는 업계 3·4위 주자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입지마저 흔들었다. 조현민 사장이 한진 경영 일선에 투입하게 된 배경이다.

한진그룹 오너 3세인 조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지난 2020년 9월, 쿠팡이 이커머스로 사업을 팽창하던 당시 한진의 운전대를 잡았다.
조 사장은 현재 전문경영인(CEO)인 노삼석 사장과 함께 투톱(Two-top) 체제로 한진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기점으로 '주 7일 배송'과 '원스타', '한지니(생성형 AI 챗봇)', '원클릭 풀필먼트' 등의 물류 시스템을 쏟아냈다. 조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물류망을 계속해서 개척해 나갔다.
한진은 전국 120여개의 분류터미널과 800여개의 집배점, 1만여대의 집배송 차량을 갖췄다. 한진의 고객사만 9만여 곳으로, 일평균 210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한다. 한진은 또 해외에서 22개 국가에 46곳의 물류망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만 미국 달라스와 마이애미, 중국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4곳의 물류망을 추가로 세웠다. 또한 한진은 스페인 마드리드와 캐나다 토론토,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페낭 등 글로벌 6곳의 물류망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이 주력하는 글로벌 물류는 포워딩 사업이다. 이는 수출입 물류를 하는 고객사에 해상과 항공 운송을 중심으로 최적화된 운송 설계를 제공해 화물을 목표 지점까지 신속히 전달해 주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이처럼 한진이 해외에서도 물류망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게 된 배경에는 한류의 전 세계적 인기가 자리한다. K-팝과 K-콘텐츠를 주축으로 K-푸드와 K-뷰티, K-패션 등이 함께 인기를 끌면서 국내 브랜드의 해외 역진출을 돕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조 사장은 최근 북극항로 개척도 염두에 두는 듯한 발언도 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10월 한진그룹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오는 2045년 그룹사 전체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국경 없는 연결을 실현하고, 북극항로 상용화에 (한진이) 참여할 것"이라며 "중요한 직배송 물류망을 확장해 새로운 물류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국내 이커머스 역직구 판매액은 7388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6874억원) 대비 7.5% 성장했다. K-브랜드의 인기가 해외에서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진은 국내에서도 택배 서비스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서울 구로구 풀필먼트 센터를 거점으로 삼아 주문과 동시에 상품이 공정에 투입되는 '직출고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주 7일 배송에서 서울권역 내 당일 상품 수령이 가능한 '오늘배송' 서비스도 냈다. 인천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글로벌 권역 물류센터)에서는 국내 브랜드의 역진출을 돕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동시에 한진은 인플루언서와 K-브랜드, 물류를 잇는 '원스타' 청사진을 꺼냈다. 해외에서도 영향력이 높은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들의 K-브랜드를 사업화해 커머스로 공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진은 이들이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물류망으로 뒷받침한다.
조 사장은 국내에서 배송 시스템 확대, 해외에서 글로벌 물류망 확장이라는 '넥스트 커머스'를 한진의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한진이 국내 브랜드의 물류를 담당해 해외로 역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쿠팡과 CJ대한통운 간의 시장 싸움이 한층 치열해지자 시선을 해외로 돌려 존재감을 알리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에서 "브랜드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인플루언서는 이를 진정성 있게 알리고, 한진은 물류 인프라로 세계 곳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물류와 콘텐츠, 판매 전략이 통합된 솔루션인 '넥스트 커머스'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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