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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도 못 켠다…올해 건설산업 구조적 침체 고착
올해 건설투자 "제한적 반등 그쳐"
한계 기업 증가 속도↑, 비수도권 위기 현실화


국내 건설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핵심 지표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국내 건설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핵심 지표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건설경기가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간 부문 위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공 부문만이 간신히 하방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체감경기와 선행지표·건설사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하며 건설산업 전반이 구조적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에 힘이 실린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BSI 전망치는 95.4로 집계됐다. BSI는 100을 웃돌면 전월 대비 긍정 전망, 밑돌면 부정 전망을 의미한다. 전체 산업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이후 3년 10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특히 건설업 BSI는 85.7로 주요 산업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망 악화는 실제 체감경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서도 업황·매출·자금사정 등 핵심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며 건설업 부진이 구조로 굳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건설업 회복을 짓누르는 배경으로는 경기 선행지표 전반의 동반 약세가 꼽힌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최근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건설지표가 연간 뚜렷한 반등 없이 위축 흐름을 이어가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체감·선행 지표 동반 악화…반등 신호 실종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건설 외감기업 순이익률은 0.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률이 0%대로 하락한 사례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뉴시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건설 외감기업 순이익률은 0.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률이 0%대로 하락한 사례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뉴시스

물량 기준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은 2023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0월까지 누계 기준으로도 11.8% 급감했다. 금액 기준 동행지표인 건설기성과 주택시장 선행지표인 아파트 분양물량 역시 회복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선행·동행 지표 전반이 동시에 둔화하며 중장기 건설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투자 전망치 역시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이러한 지표 둔화는 수주 감소와 공사 일정 지연으로 이어졌고 누적된 비용 부담은 결국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건정연이 발표한 '2024년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건설 외감기업 순이익률은 0.8%로 집계됐다. 순이익률이 0%대로 떨어진 사례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종합건설업 평균 순이익률은 2023년 0.5%에서 2024년 -0.2%로 적자 전환했다. 중견 건설사 역시 같은 기간 0.0%에서 -0.4%로 하락하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2024년 44.2%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진 한계기업 비중은 22.6%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건설업 내 한계기업은 473개 업체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85%를 넘었다.

수익성 악화는 지역별로도 뚜렷한 편차를 보였다. 영남권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강원·제주와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비중 상승이 확인됐다. 높은 공사 원가와 고금리 환경이 수익성 악화와 부실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준금리 하락과 부채비율 감소 흐름에도 불구하고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건정연은 "올해 1분기 건설경기는 불확실성 확대로 동행지표 중심의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건설투자는 제한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과 공공·토목 물량 확대에 나서면서 공공 중심의 소폭 회복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민간 부문 회복 신호는 여전히 미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하며 민간 건설경기 회복세는 제한적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전체 건설투자에서 약 8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위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 의지가 반영된 공공 부문만으로는 경기 반등을 이끌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부문 건설투자가 늘어야 경기 회복 흐름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 "성장 동력 약화…회복 탄력성 기대 어렵다"

전문가들은 건설산업 성장 동력 약화로 올해 회복 탄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건설산업 성장 동력 약화로 올해 회복 탄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뉴시스

이러한 지표 악화와 수익성 붕괴가 맞물리며 업계가 1990년대 이후 세 번째 구조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건정연은 현재 장기 침체를 복합 요인에 따른 3차 조정기로 평가했다. 1차 조정은 외환위기·2차 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컸다.

과거 외환위기 국면에서는 V자형 급반등이 나타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U자형 완만한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조정 국면에서는 성장 동력 약화로 회복 탄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정연은 지난해 연간 건설투자 규모를 263조원 안팎으로 추산하며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 폭이다. 올해 건설투자는 약 269조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할 전망이지만, 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흐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회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건설시장이 장기 침체를 의미하는 L자형 또는 나이키형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건설 선행지표인 수주·허가·착공 흐름이 여전히 미진한 만큼 반등 폭은 2% 전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민간 건축시장 회복과 비수도권 경기 활성화가 향후 건설경기 방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물량으로 버티는 국면이 길어질수록 체력 약한 중소·중견 건설사는 먼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민간 주택과 비수도권 사업 환경이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이번 침체는 단순한 불황이 아니라 산업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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