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며 맺은 경영협력계약이 법원 판단으로 공개 수순에 들어갔다. 시장이 묻는 건 단순한 옵션 존재 여부가 아니다. MBK파트너스가 비공개 계약으로 경영권 판을 설계하면서 특정 주체에만 유리한 매입권을 심어둔 게 아니었는지다.
◆ MBK 경영권 전략, 검증대에…고려아연 분쟁의 숨은 조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영풍 주주인 KZ정밀이 영풍 이사 및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을 상대로 낸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인용했다. 제출 대상은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한국기업투자홀딩스) 사이에 체결된 경영협력계약으로, 법원이 제출을 명령하면서 영업비밀 뒤에 가려졌던 거래 조건이 법정에서 검증받게 됐다.
이번 공개 명령의 파장은 MBK파트너스에 더 직접적으로 향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권 분쟁의 키인 지분 거래 조건을 외부에 설명하지 않은 채, 파트너/(영풍)와의 계약으로 우회 설계를 했는지 여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KZ정밀 측이 제기해 온 쟁점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일부에 대해 MBK가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 또는 이에 준하는 조항이 계약에 포함됐는지다.
시장에선 '헐값'이라는 표현이 사실로 굳어지려면 조건이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한다고 본다. △행사가격이 체결 당시 시장가와 연동됐는지 △대상 물량이 경영권 확보에 결정적 규모인지 △행사 시점·조건이 주총 표결이나 경영권 단계와 연결돼 있는지 △프리미엄·할인 구조에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등이 판단 기준이다. 다만 이런 핵심 정보가 그간 계약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 자체가 MBK파트너스의 투명성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MBK파트너스는 가격 공방의 전선을 다른 곳으로도 넓혀 왔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이 미국 합작법인 '크루서블 JV' 관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환율 변동을 반영하면 신주 발행가 할인율이 규정 한도(10%)를 넘길 소지가 있다며 이사회 재결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발행가액은 이사회 결의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됐고, 납입·절차가 진행된 만큼 사후 환율을 근거로 위법을 단정하는 건 무리라는 취지로 맞서고 있다.
이 대목에서 업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비밀 계약 의혹을 해소하기 전에, 상대방 유증을 규정·환율 논리로 몰아붙이며 프레임을 바꾸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유증 논쟁은 금감원 유권해석 등 외부 판단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공방이 길어질수록 시장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평가가 있다.
계약서가 공개되면 분쟁의 초점은 공격과 방어가 아니라 구조의 정당성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콜옵션 또는 유사 조항이 확인될 경우, MBK파트너스가 파트너와의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우회적으로 확보할 장치를 설계했는지, 그 조건이 공정했는지가 쟁점이 된다. 반대로 핵심 조항이 부재하거나 시장가 연동 등으로 정당성이 확인되면 MBK는 유증·의결권 설계 등 다른 축으로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어느 경우든 불투명한 설계 논란이 촉발된 이상, MBK파트너스가 공개된 문서로 직접 설명해야 하는 국면이 열렸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 베인캐피탈, 에코마케팅 공개매수…주당 1만6000원
베인캐피탈이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을 공개매수로 인수한 뒤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최대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고, 잔여 지분도 같은 가격에 공개매수에 나섰다.
지난 2일 베인캐피탈은 에코마케팅 최대주주인 김철웅 대표와 특수관계인 에이아이마케팅그룹이 보유한 지분 43.6%(1353만4558주)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약 2166억원, 주당 매입가는 1만6000원이다. 에이아이마케팅그룹은 김 대표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다.
베인캐피탈은 일반 주주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56.4%(1749만7530주)에 대해서도 주당 1만6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전 영업일 종가 대비 약 50%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탈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인 '비씨피이이에이비드코원'을 통해 진행된다. 공개매수 이후에는 현금 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활용해 에코마케팅을 완전자회사로 전환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현금 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모회사로 일괄 이전하고 그 대가로 현금을 받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 수단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2일부터 1월21일까지다. 응모를 원하는 주주는 공개매수사무취급자인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하면 된다. NH투자증권 영업점 방문 신청 외에도 홈페이지, HTS, MTS에서 접수할 수 있다.
◆ IMM, 현대LNG해운 '11년 투자' 회수 눈앞…시나르마스 매각 막바지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가 현대LNG해운 매각을 통해 10년 넘게 묶였던 투자금 회수를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 계열 프론티어리소스가 인수 주체로 나선 가운데, 잔금 조달을 위한 인수금융 협의도 진행되면서 거래는 종결 단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IMM 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특수목적법인(SPC) ‘아이기스원(Aegis One)’ 지분 100%를 프론티어리소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거래 규모는 부채를 제외한 지분가치 기준 4000억원대다.
이번 딜의 의미는 IMM의 엑시트(Exit·자금회수)에 있다. IMM 컨소시엄은 2014년 현대상선(현 HMM)에서 분할된 현대LNG해운을 인수해 장기간 운용해 왔다. 투자 구조는 아이기스원을 정점으로 설계돼 왔고, 이번 거래는 해당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형태다.
거래 종결을 위한 핵심은 인수자 측 자금 조달이다. 프론티어리소스는 총 4000억원 안팎의 인수 재원을 마련하는 구상 속에서 약 3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선순위 대출은 하나증권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이 공동 제공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금리와 대출 비중 등 세부 조건은 협의 단계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가 바뀐 과정도 주목된다. 시나르마스그룹은 초기에는 계열 물류사인 아시안벌크로지스틱스(ABL)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협상 과정에서 프론티어리소스로 인수 주체가 이동했다는 전언이 나온다. 시나르마스 오너 3세로 분류되는 푸간토 위자야가 이번 거래를 주도하는 인물로 거론된다.
IMM 내부적으로는 회수 국면에 들어선 만큼 자금 배분과 성과 정산을 둘러싼 조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기 투자 건인 데다 공동 투자자 간 지분 구조가 얽혀 있어, 거래 종결 이후 분배 방식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매각에 대한 지역사회 반발과 승인 절차 등을 거래 리스크로 거론한다. 실제 부산 지역 시민단체 등이 해외 매각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인수금융 조건 확정과 함께 승인·잔금 납입까지 이어져야 거래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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