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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홈플러스, '분리매각 회생계획안' 제출…구조조정 불가피
홈플러스, 법원에 분리매각 담은 회생계획안 제출
매각가 7000억원 추산…전방위적 구조조정 불가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꺼내 들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꺼내 들었다. /홈플러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꺼내 들었다. 현실적인 회생 방안이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홈플러스는 전사적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오후 서울회생법원 회생 4부(법원장 정준영)에 통매각 대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향후 △기업형 슈퍼마켓(SSM·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 △인가 후 인수합병(M&A) 절차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또 회생계획안에서 DIP금융(debtor In possession financing·회생금융)으로 3000억원의 자금 조달과 점포 구조조정, 분리 매각 등을 담았다. 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검토한 뒤 채권자들에게 통보하고, 약 한 달간 협의 절차를 거쳐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전방위적 경영 악화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홈플러스는 올 한 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각은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6일에도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각에 나섰고, 이마저도 불발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올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다섯 차례나 연장했다. 홈플러스 매각이 무산된 요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꼽힌다. 먼저 홈플러스 기업가치가 최대 7조원에 이른다는 점은 인수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통업계 판도가 이커머스 중심의 온라인으로 재편된 점도 오프라인에 기반한 홈플러스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실적이 악화하는 양상을 맞닥뜨렸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연매출(연결 기준)이 6조9920억원으로, 전년 6조9315억원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에서 3142억원, 당기순손실은 5743억원에서 6758억원으로 폭을 키웠다. 홈플러스는 계속되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으로, 올해 3분기 누계 매출도 전년 동 기간 대비 19.7% 급락한 1조3693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누적되는 재무 부담으로 지난해 총차입금이 2조144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를 토대로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500.2% 수준이다. 홈플러스는 인력 유출과 재무구조 악화로 점포 곳곳에서 납품 물량을 채우지 못하게 되는 현실에 부닥쳤다. 종합부동산세와 전기세 등 공과금 900억원도 제때 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임직원의 12월 급여도 분할 지급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홈플러스가 하이퍼마켓(대형마트)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포함한 통매각에서 SSM(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틀게 된 배경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대형마트 120여곳과 SSM(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90여곳을 뒀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가는 7000억원대 안팎으로 거론된다. 통매각보다는 매각가가 10분의 1가량 줄어 인수자의 부담을 낮춘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소속 홈플러스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러나 대규모 폐점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홈플러스 전체 직고용 인원은 약 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소속 직원은 약 3000명 정도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홈플러스 전체 직원은 10만명 수준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꺼내 들었다. 사진은 지난 28일 폐점한 홈플러스 가양점 내 운영이 중단된 푸드코트 모습. /손원태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꺼내 들었다. 사진은 지난 28일 폐점한 홈플러스 가양점 내 운영이 중단된 푸드코트 모습. /손원태 기자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당시 홈플러스의 매각가는 7조2000억원 수준이었으나,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해 2조7000억원을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조달했다. 그후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점포를 매각하고, 다시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되풀이했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이러한 경영이 대형마트 상품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커머스로의 배송 전환을 놓치게 만든 요인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폐점을 미뤄왔던 국내 5곳 매장(△서울 가양점 △부산 장림점 △고양 일산점 △수원 원천점 △울산 북구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홈플러스는 통매각 자체가 요원해진 만큼 SSM 분리 매각에 더욱 속도를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홈플러스는 SSM 분리 매각 후 대형마트를 포함한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한다.

이럴 경우 홈플러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홈플러스 최대채권단인 메리츠금융이 SSM 분리 매각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빌려주면서 대형마트 62곳을 담보로 잡았다.

홈플러스가 SSM 분리 매각에 나서게 되면 대형마트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오는 2026년 3월 3일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기한은 최장 2026년 9월까지 늘 수 있다. 만약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마저 매각이 무산되면 최악의 경우 홈플러스는 파산에 이르게 된다.

홈플러스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를 3조6816억원, 계속기업가치를 2조5059억원으로 평가했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은 만큼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시 파산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홈플러스 측은 "현실적인 회생방안이 M&A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법원과 채권단을 포함해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회사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M&A를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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