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김범수 리스크 안고 시작
구연경·신동주 관련 잡음 이어질 듯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앞두고 '말띠' 재계 인사들의 면면에 시선이 쏠린다. 붉은 말의 기운을 안고 힘차게 내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인이 있는 반면, 그룹의 '리스크'로 평가받는 인물들도 적지 않다. 주류는 1978년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말띠 오너 가운데 가장 주목도 높은 인물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다. 그는 지난 2018년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유지에 따라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구 회장의 경영 키워드로는 '실용주의', '선택과 집중', '고객 가치' 등이 꼽힌다.
내년 취임 8년 차인 구 회장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간 강조해 온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심의 성장 동력 강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경영 방향성도 제시한 상태다.
구 회장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우리의 노력 못지않게 세상의 변화도 더 빨라지고 있다"며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도 1978년생 말띠 기업인 중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3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이 커지는 추세다. 특히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 '박준경 체제'가 더욱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0년생에서는 이선호 CJ 경영리더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경영리더는 내년부터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J제일제당에서 지주사로 이동한 이 경영리더는 당초 미래기획실장이었으나, 신설된 미래기획그룹장을 새롭게 맡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길 예정이다.
후계자로서 행보도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외부 노출이 거의 없었던 이 경영리더는 이 회장의 해외 출장, 현장 점검에 동행하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도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이 회장의 중동 출장, 이 회장과 각 계열사 실무 인력이 만나 소통하는 내부 행사 '무빙 유닛' 등에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경영학 관점에서 말의 특성을 지닌 인재는 추진력·실행력이 강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성이 우수하다"며 "2026년 말의 해를 맞는 경영자들이 예기치 않은 변화의 환경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반면 새해 전부터 위태로운 말띠 기업인도 있다. 1978년생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전날(28일) 뒤늦게 첫 공식 사과문을 내고 "고객과 국민들께 매우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린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오는 30~31일로 예정된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 청문회에 불출석 의사를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카카오톡 신화'를 쓴 김범수 창업자는 1966년생 말띠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재판이 검찰의 항소로 2심 국면에 들어서는 등 내년에도 역대 최악의 사법리스크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카카오의 매수 목적은 경영권 확보 경쟁 대비였으며, 시세조종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룹 경영에 참여하진 않지만, 각종 잡음 탓에 추후 사업상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오너들도 있다. 1978년생 LG가(家)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23년 4월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로부터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메지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듣고 메지온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다.
1954년생 중에서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있다. 경영권에서 밀려난 그는 광윤사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주주총회 때마다 경영 복귀를 시도 중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주총 표 대결 결과는 '11전 11패'다. 매년 패하면서도 표 대결을 벌이는 것은 '잡음 일으키기'에 불과하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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