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나의 완벽한 비서' '귀궁' '보물섬' 등 흥행 성공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올해 지상파 드라마는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렸다.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KBS, 조용하지만 꾸준한 성적을 낸 MBC, 그리고 가장 많은 히트작을 배출하며 존재감을 증명한 SBS까지. 같은 지상파였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 이영애→마동석까지 나섰지만…죽 쓴 KBS
KBS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시트콤 부활을 시작으로 로맨스 코미디 판타지 스릴러 등 장르적 스펙트럼을 넓혔고 신예 배우 발굴과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앞서 김영조 KBS 센터장은 "2025년을 기점으로 달라지겠다. 시대를 초월하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시청자들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수목드라마의 부활이었다. 시트콤 '킥킥킥킥'과 '빌런의 나라'를 연이어 선보이며 팍팍한 현실 속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 작품 모두 시청률 1~2%대에 머물며 조용히 퇴장했다.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시대라고는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올드한 전개와 과장된 표현이 발목을 잡았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시대감각과 떨어진 연출, 억지스러운 웃음 코드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후 KBS는 주말 시청자층을 세대별로 잡기 위해 기존 가족극 중심의 주말드라마에 더해 토일극을 새롭게 신설했다. 이영애 주연의 '은수 좋은 날',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 이재욱 주연의 '마지막 썸머'가 그 라인업이다. 특히 '은수 좋은 날'과 '트웰브'는 KBS의 야심작으로 꼽히며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은수 좋은 날'은 이영애가 약 26년 만에 KBS 드라마에 복귀한 작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고 시청률 5.1%에 그쳤다.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방영 전 화제성에 비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트웰브'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마동석 박형식 서인국 등 이른바 '꿈의 캐스팅'에 '범죄도시' 시리즈로 쌓은 '마동석 표 액션'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1회 시청률은 8.1%로 올해 KBS의 미니시리즈 중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회 만에 5.9%로 급락했고 이후 매 회차 하락해 2.4%라는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뻔한 서사, 산만한 연출, 유치한 CG 등 화려한 라인업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나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KBS의 체면을 지켰다. 주말극 고정 시청자층을 기반으로 20%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올해 KBS 드라마 중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 조용히 선전한 MBC
KBS가 연이어 고전을 면치 못한 사이 MBC는 비교적 조용히 선전했다. 특히 상반기 작품들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견고한 시청자층을 형성했다.
포문을 연 작품은 이세영 나인우의 '모텔 캘리포니아'였다. 전개가 다소 루즈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 케미가 이를 상쇄하며 시청률 6.0%를 기록, 2025년 MBC 드라마의 출발을 무난하게 알렸다.
뒤이어 서강준의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배턴을 완벽하게 이어받았다. 제대 후 복귀작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8.3%로 마무리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액션 휴먼 코믹 요소를 고루 갖춘 작품 속 서강준의 '하드캐리'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정경호 주연의 '노무사 노무진' 역시 5%대 시청률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작품들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바니와 오빠들' 1.5%, '달까지 가자' 2.8%, '메리 킬즈 피플' 3.2% 등은 초반 MBC의 흥행 흐름을 잇지 못했다.

◆ 로맨스·스릴러·청춘 모든 장르 섭렵한 SBS
올해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표를 받은 곳은 SBS다. 가장 많은 히트작을 배출하며 '믿고 보는 SBS 금토극'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한지민 이준혁의 '나의 완벽한 비서'는 시청률 12.0%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귀궁'과 '보물섬' 역시 각각 11.0%, 15.4%로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보물섬'은 1회 6.1%로 출발해 최고 15.4%까지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눈을 뗄 수 없는 전개, 박형식과 허준호의 연기 차력쇼, 다소 클리셰적인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낸 연출이 시너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귀궁' 역시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육성재의 첫 사극 도전이자 1인 2역이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와 김지연과의 로맨스 케미로 호평을 받았다.
SBS는 이후에도 장르적 변주를 멈추지 않았다. 청춘물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멜로 '우리영화', 스릴러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로맨스 코미디 '우주메리미'까지 폭넓은 라인업으로 시청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신예 배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까지 남겼다.
올 연말 SBS는 '키스는 괜히 해서!'를 시작으로 수목드라마의 존재감도 드러냈다. '아는 맛'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이 작품은 수목 편성이라는 약점에도 시청률 5%대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특히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상위권에 연속 진입하며 국내외에서 모두 주목받고 있다.
올해 지상파 드라마의 성적표는 명확하게 희비가 갈렸다. 과감한 변화만으로는 부족했고 변화 속에서 완성도와 시대감각을 놓치지 않은 작품만이 살아남았다. KBS는 새로운 도전을, MBC는 흐름을 잇는 전략을, SBS는 장르와 완성도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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