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에서 부사장까지 4년 6개월…미래사업 총괄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담철곤·이화경 회장 부부의 장남이자 오리온 오너 3세인 담서원 경영지원팀 전무가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담 전무 오리온 입사 4년 6개월 만의 일로 부장에서 부사장까지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을 밟게 됐다. 오리온의 경영 승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22일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 담서원 전무가 전략경영본부 부사장으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담 전무는 1989년생으로 미국 뉴욕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동 대학과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이후 담 전무는 지난 2020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재무팀으로 첫 직장 생활을, 이듬해 7월 오리온 경영관리파트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담 전무는 오리온 입사 1년 5개월 만인 2022년 12월 경영지원팀 상무, 2년 뒤인 2024년 12월 경영지원팀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오리온 경영지원팀에서는 그룹의 사업 전략 수립과 관리, 글로벌 사업 지원, 신사업 육성 등의 중책을 맡았다.
특히 오리온이 신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 계열사 리가켐바이오 이사회에서도 사내이사를 맡아 회사 경영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담 전무가 유학 생활했던 미국, 중국은 오리온의 글로벌 핵심 전략 국가이기도 하다.
오리온은 이번 담 전무의 승진과 함께 한국법인 내 전략경영본부를 신설했다. 전략경영본부 산하에는 신규사업팀과 해외사업팀, 경영지원팀, CSR팀 등을 뒀다. 담 전무는 전략경영본부장을 맡으면서 오리온의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경영진단, 기업문화 개선 등을 이끌게 된다. 그룹의 미래 사업을 총괄하는 격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3년 11월 담철곤·이화경 회장 부부가 경영에서 물러난 후, 허인철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로 10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출신인 허 부회장은 현재 오리온과 지주사 오리온홀딩스 이사회 모두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담 전무의 부사장 승진은 오리온의 경영 승계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담 전무는 오리온 지분에서 현재 48만6909주(1.23%)를 보유했다. 이는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를 제외하고, 어머니 이화경 부회장 161만3553주(4.08%)에 이은 2대 주주다.
오리온홀딩스에서도 담 전무는 어머니 이화경 부회장(2044만1121주·32.63%)과 아버지 담철곤 회장(1799만8615주·28.73%)에 이은 3대 주주(76만2059주·1.22%)다. 담 회장 부부의 장녀이자 담 전무 누나인 담경선씨는 현재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담 전무의 지분이 아직 낮은 단계인 만큼 경영으로 그룹 내 입지를 다진 뒤, 승계 구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오리온이 해외를 기반으로 매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쓰고 있어 승계 과정에서도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평가다.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이 2조4079억원으로, 전년(2조2425억원) 대비 7.4%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3839억원에서 1.6% 오른 3907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영업이익률은 16.2%로, 식품기업으로는 보기 드문 두 자릿수다. 특히 오리온 매출에서 해외 비중만 약 69%에 이른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서원 부사장은 2021년 7월 오리온에 입사한 후 사업전략과 글로벌 사업 지원, 시스템 개선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실무를 수행했다"며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도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서 중책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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