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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금감원 권고까지…증권사, 해외주식 이벤트 조정 움직임
환율 급등탓 해외주식 판촉 '속도 조절'
금감원 권고에 증권사 대응 엇갈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마케팅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더팩트DB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마케팅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더팩트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마케팅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업계 전반이 현금성 이벤트를 잇달아 중단하는 흐름 속에서 일부 증권사는 기존 해외주식 수수료 혜택을 유지하는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감독당국의 권고 이후에도 증권사별 대응이 엇갈리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해외투자 실태점검 중간 결과 및 향후 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증권사들에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를 2026년 3월 말까지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태점검 결과를 토대로 현장검사로 전환했으며, 위법·부당행위가 확인될 경우 해외주식 영업 제한까지 포함한 조치 가능성도 언급했다.

금감원은 해외증권 위탁매매 수수료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늘어난 점도 지적했다. 올해 1~11월 주요 증권사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조9505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도 '속도 조절'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됐다.

당국이 문제 삼는 건 이벤트 자체보다 '현금성' 성격이 강한 판촉과 과열 양상이다. 거래금액에 따른 리워드 지급, 현금 지급형 프로모션, 과도한 수수료·환전우대 경쟁이 겹치면서 환율 급등 국면에서 외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투자 위험 고지와 사후 관리가 충분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은 신규 현금성 이벤트 중단 요청 하루 전인 18일에도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해외투자 영업 경쟁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이 회의 이후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다수 증권사가 해외주식 이벤트를 종료하거나 신규 모집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기존에 진행 중이던 혜택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비대면 전용 계좌 'Super365'의 국내·미국주식 매매 수수료뿐 아니라 달러 환전, 유관기관 제비용까지 포함한 무료 혜택을 종전대로 2026년 12월 말까지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대응 차이가 시장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이벤트가 축소된 상황에서 특정 혜택이 유지될 경우, 신규 고객이나 거래가 일부 증권사로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24년을 전후해 해외주식 거래를 둘러싼 경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수수료와 환전 혜택을 앞세운 마케팅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부담을 느끼는 곳도 적지 않았다"면서 "비용 구조상 모든 증권사가 장기간 유사한 혜택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감독 당국의 점검이 이벤트 중단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광고 표현의 적절성, 리워드 구조, 위험 고지 방식, 내부 성과 지표(KPI) 등 영업 관행 전반으로 점검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반발도 적지 않다. 환율이 불안하다고 해서 해외주식 거래를 노골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다만 당국은 '자율 경쟁'이 아니라 '현금성 판촉 과열'을 겨냥한 조치라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투자자 위험 고지는 소홀히 한 채 수익 추구에만 몰두해왔다"며 "내년에도 해외투자 관련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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