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성장 VS 건전성 관리…현실적 해법 '무게'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이사장들의 금고 운영 기조가 개혁이나 혁신보단 안정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다. 김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 마지막 연임 회장으로서 앞으로 4년간 새마을금고를 이끌 예정이다. 일각에선 함께 선거를 치른 다른 후보자들의 입김이 약했다는 의견도 있다.
22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 22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선거에서 선거인 1253명으로부터 921표를 얻으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박차훈 전 회장의 공백을 발빠르게 채우면서 축적한 업권 내 영향력을 재차 확인했다. 임기는 오는 2030년 3월 14일까지로 지난 1월 개정된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연임은 불가능하다. 사실상 중앙회 역사 마지막 연임 회장에 이름을 올리는 셈이다.
김 회장의 핵심 공약은 크게 △금고 수익성 확대 △건전성 증대 △미래먹거리 발굴 등 세 가지로 추려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고 수익 증대 영역에선 법정적립금 사용범위 확대를 위한 금고법 개정과 자회사 이익 및 공제 영업이익 금고 환원 확대 등이 주요 골자다. 공제란 새마을금고가 판매하는 보험상품으로 중앙회가 설계를 도맡는 만큼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다. 배당 여건을 개선해 지속가능 동력을 확보하면서도 일선 금고의 영업 환경을 개선해 수익성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건전성 증대 방안으론 부실채권(NPL) 매각 유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 상향 적립 유예 등을 병행한다. 그중 NPL 매각 유도는 공정가격 매입을 바탕으로 이사장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 그간 일선 새마을금고 이사장들 사이에선 "시간 지나면 제값 받는다"는 인식이 확산한 바 있다. 이에 김 회장은 그동안 새마을금고의 NPL 운용을 책임지던 MCI 대부와 함께 지난 7월 MG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NPL 소화기관을 강화하면서도 공정가격 매입을 통해 매각 활성화를 꾀한 것이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미래먹거리 연구소(가칭) 신설과 중앙회와 금고간 상시 소통채널 개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고수하는 한편, 소통 강화 기반으로 성장동력 확보 발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보수적인 영업기조가 당선을 결정한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전 새마을금고에 교통정리가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특히 박 전 회장 당시 새마을금고는 기존 리테일(소매금융) 중심 영업에서 부동산 PF 공동대출 등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눈을 돌렸는데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자, 부실을 야기하는 핵심 요인으로 변했다. NPL 매각과 PF 관련 대손충당금 상향 적립 유예 등이 단위 금고 이사장들 사이에서 실효성 높은 정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기존 회장으로서 선거에서 유리한 지형에 있었다는 것은 지난 임기기간 상당수의 금고 이사장들이 중앙회 운영에 만족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라며 "이번 선거에서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지지기반을 재점검한 만큼 남은 기간 난관 돌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 이사장 선택은 '개혁' 아닌 '정상화'
실제로 김 회장과 선거를 치른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의 공약은 위기 극복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 이사장의 경우 △새마을금고 자율경영 보장 △중앙회 혁신 추진 △이사장 처우개선 △중앙회 검사권한 이양 금고 등으로 중앙회 혁신 방안에 치중한 경향이 짙었다. 중앙회 견제와 이사장 처우개선 등을 내세워 김 회장과의 양강구도를 만드려는 전략에 매몰된 나머지 금고 경영 관련 공약은 미흡했다는 평가다.
특히 유 이사장의 공격적인 영업 행보가 내부적으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유 이사장은 2007년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으 취임한 이후 자산 규모를 50배 이상 키우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 공동대출 등 고위험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 확대에 치중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장 이사장은 37표를 받으면서 예상보다 지지기반이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이사장은 과거 전국실무책임자 협의회장 등을 역임한 데다 단위 금고 직원을 시작으로 40년간 새마을금고에 몸담았던 만큼 업계에선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하기 문이다.
새마을금고의 홈플러스 인수가 이사장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과 유통간 상생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수조원 단위의 자금을 중앙회장 권한으로 운용해 홈플러스를 인수한다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단 지적이다. 이 밖에도 중앙회 개혁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업계에선 홈플러스 인수가 충격으로 다가왔던 만큼 유권자들의 공감을 사긴 어려웠던 것이다.
또 다른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유 이사장의 영업행보와 장 이사장의 홈플러스 인수 공약 등 과감한 도전은 좋지만, 현 금고 상황에선 시기상조인 것들이라고 본다"라며 "우선 과제는 금고정상화 및 건전성 제고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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