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의 추억'부터 'UDT'까지, 이런 얼굴도 좋아해주는구나 싶어"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김지현이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행복'이었다. 작품을 이야기할 때도, 동료를 말할 때도, 현장을 떠올릴 때도 그랬다. 뿐만 아니라 김지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꺼내들며 시청자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갔다. 김지현의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었던 'UDT'다.
김지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X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UDT: 우리 동네 특공대'(극본 김상윤, 연출 조웅, 이하 'UDT') 종영을 앞두고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과거 707 교관 출신이자 창리동의 부녀회장 정남연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UDT'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도 아니고 지구 평화에는 더더욱 관심 없는, 오직 내 가족과 우리 동네를 위해 뭉친 예비역 특공대의 유쾌하고 짜릿한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돼 16일 10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김지현은 "너무 즐겁게 촬영한 작품이라 많이 봐주고 사랑해주셔서 기분이 좋다. 연말을 좋은 작품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더 의미 있다"고 운을 뗐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2%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특히 가장 최근 방송된 8회 시청률은 4.6%로 첫 회보다 무려 두 배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이는 특히 2025년 방송한 ENA 월화드라마 중 역대 2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더욱 괄목할 만하다.
김지현 역시 이를 체감했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청률을 찾아본 작품이었다"며 "배우들끼리 '시청률 잘 나오면 시즌2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이더라. 끝까지 더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반 대본을 읽었을 때 김지현은 '동네 소동극' 정도를 떠올렸단다. 그러나 이야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커졌다. 그는 "뒤로 갈수록 사건의 규모가 커지고 사람이 죽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코미디와 진중함 사이의 간극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지현은 "자칫하면 가볍게 떠버리거나, 너무 누르면 딥해질 수 있었다. 감독님도 그 지점을 가장 많이 고민하셨다. 저희는 동네에 있을 때의 유쾌함과 사건을 만났을 때의 진중함을 균형 있게 가져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이 연기한 남연 캐릭터는 현장에서 배우들 간의 호흡으로 더욱 또렷해졌다. 그는 "역할은 나뉘어 있었지만 에너지를 어떻게 나눌지는 대본리딩 과정에서 배우들끼리 만들어갔다"며 "다들 워낙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이 '우리가 남연이에게 보고하는 구조면 어떠냐'고 제안해줬어요. 그렇게 남연이의 리더십이 만들어졌죠. 예를 들면 장례식 장면에서 남연이가 상을 탁 내려치자 최강(윤계상 분) 오빠가 국밥을 퍼먹는 리액션을 하더라고요. 그것만으로도 남연이의 포스가 살아났죠. 제가 뭘 더 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만들어졌어요."

특히 김지현에게 진선규는 대학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공유한 사이다. 그는 "스무 살 때부터 선규 오빠를 봐왔다. 연기를 잘하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2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한결같은 사람"이라며 "같은 극단 선후배지만 늘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매체 연기로는 처음 제대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 김지현은 "현장에서 정말 편했다. 제가 던지는 것들을 너무 잘 받아줘서 이상한 케미들이 계속 생겼다"며 "리액션을 잘해주니 한 번 더 치게 되고, 그렇게 케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돌아봤다.
4부까지는 비교적 조용했던 남연은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을 안긴다. 김지현은 "처음엔 이 정도로 활약할 줄 몰랐다. 지략가 정도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액션이 나오더라"며 웃었다.
특히 달리는 장면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그는 "제가 잘 뛰는 사람이 아니라 운동도 더 하고 재활 운동까지 하면서 준비했다. 전력질주 장면을 처음 찍었는데 생각보다 잘 뛰어서 감독님도 놀라셨다"며 "그 장면은 지금도 기억이 좋다"고 말했다.
남연은 특공대 출신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지만 과장된 군인 톤은 없다. 김지현은 "저 스스로 군인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도시적이고 차가운 이미지가 있는 편이라 감정보다는 단단함, 컨트롤하는 리더십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남연이는 늘 차분하고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이에요. 액션을 할 때도 당황하지 않고 서늘하게 헤쳐 나가는 숙련도가 중요했어요."

김지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얼굴을 꺼냈다. 그는 "그동안 변호사, 검사처럼 각 잡힌 역할이 많았다. 이번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의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며 "편안한 현장이어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적인 이미지도 좋지만 때로는 딱딱하고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UDT'와 앞선 '백번의 추억'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연기해도 좋아해주는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남편 수일 역의 허준석에 대해서는 "정말 유연하고 좋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김지현은 "촬영 전부터 마음이 편했다. 현장에서도 너무 좋았고 재밌었다"며 "인물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게 이런 거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케미를 향한 반응도 뜨겁다. 그는 "이제 수일이는 제 수일이가 아니라 전국민의 수일이"라며 웃으며 "처음 봤을 땐 비주얼부터 충격이었는데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렸다.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현은 시즌2에 대한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장이 너무 좋아서 방법은 시즌2밖에 없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다"며 "10부작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UDT'는 현장 가는 게 즐겁지 않은 날이 없던 작품이에요. 그래서인지 시청자들에게도 편안한 재미를 주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남은 이야기까지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끝난 뒤엔 저희를 조금 더 그리워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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