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국민 의료비 부담 악영향
외래 기준 평균 비급여비율 13.6%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국민 의료비를 높이고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비급여 거품액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최근 3년 2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상급병원 비급여율은 공공병원보다 민간병원이,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이, 입원진료보다 외래진료에서 많았다.
수도권 상급대형병원들이 전국에서 찾아온 외래, 경증환자들에 과도한 비급여 진료 등 수익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본래 기능인 중증 치료에 전념하도록 정부가 평가 등을 통해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급병원 등 비급여 진료 실태가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어 비급여율과 의료 질을 공개해 국민들이 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전국 45개 상급종합병원의 2021~2023년 외래·입원 비급여 실태를 분석한 결과, 민간병원이면서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들의 비급여율이 높았다. 또한 경증환자 중심인 외래 진료 비급여율이 중증환자 위주인 입원 진료보다 컸다. 이 같은 비급여 실태는 국민들에게 공표되지 않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경실련이 보건복지부에 신고한 의료기관 회계자료 등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진료권역별 우수 종합병원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3년마다 지정한다.
외래 기준으로 45개 병원의 평균 비급여비율은 13.6%였다. 그중 12개 공공병원 평균 비율은 9.7%인 반면 33개 민간병원 평균 외래 비급여비율은 15%였다. 민간병원이 공공병원보다 5.3%포인트(p) 높았다. 수도권 소재 22개 병원 평균 외래 비급여비율은 17.3%로 23개 비수도권 병원 10.1%보다 7.2%포인트 컸다.
입원 기준 45개 상급종합병원 평균 비급여비율은 10.7%로 외래 평균 13.6%보다 낮았다. 입원 기준으로도 민간병원이 공공병원보다, 수도권 소재 병원이 비수도권 병원보다 비급여율이 높았다.
해당 조사 기간인 3년간 45개 상급종합병원 외래와 입원 비급여 거품액은 2조2000억원에 달했다. 외래 비급여 거품액은 1조2647억원, 입원은 약 1조9억원이었다. 비급여 거품액은 공공병원 3년 평균 비급여비율을 기준으로 해 이를 초과한 병원은 과잉 비급여했다고 추정한 것이다. 비급여 거품액 2조2000억원은 서울대병원을 기준으로 추산한 빅5병원과, 12개 공공병원 중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11개 병원 3년 평균 비급여비율을 기준으로 한 빅5병원 제외 40개 병원의 외래와 입원 비급여 거품액을 더한 값이다.
과도한 비급여는 국민 의료비 상승과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상급종합병원 비급여율과 의료 질을 공개해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본래 기능인 중증 치료에 전담하도록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기민 한양대 교수는 "정부는 비급여 진료 내역 전체 보고와 가격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되 우선 병원별 건강보험 보장률과 비급여비율을 공개해 국민들이 병원 선택에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며 "또한 진료비 고가도지표와 의료 질을 나타내는 사망비를 공개해 환자의 병원 선택을 돕기 위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 표준화 사망비(HSMR)는 동일 상병군을 치료하는 전국 의료기관 사망률을 비교하는 지표다. 환자 안전성과 의료 질을 파악하는 평가지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전담 기능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은경 경실련 국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수술 치료 역할보다는 외래환자 많이 받아서 비급여에 매진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은 외래, 경증환자에게 용이하게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송 교수는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외래 환자 비율을 줄이고, 비급여 비율이 높은 병원은 평가에 반영해 병원 지정 및 지원금 지급 시 활용하여 수익 창출을 위한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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