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다음은 조선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방위사업청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상생안 유권해석을 요청했네요?
-그렇습니다. 사업비만 최대 8조원 규모인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갈등이 치열한 상황인데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HD현대중공업과 경쟁입찰이 필요하다는 한화오션 주장이 첨예한 상황입니다. 양사가 첨예하게 부딪히면서 방사청은 상세설계 사업자 선정에 2년 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국 방사청은 상생안과 관련해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습니다. 담합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달라는 취지입니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 속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원팀'으로 입찰에 나설 기회가 많은 점도 상생안이 힘을 받는 배경이라는 의견이 나오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안인가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상세설계를 공동으로 진행한 뒤 선도함인 1번함과 2번함을 동시에 발주해 각 업체가 한 척씩 건조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쟁을 제한해 담합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요. 방사청은 공정위 유권해석을 받아보고, 상생안 추진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사청은 오는 18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KDDX 상세설계 사업 방식으로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공동개발 등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생안이 추진되는 배경에 정치권 개입이 있다는 해석도 있는데 짚어주시죠.
-상세설계 사업 방식을 놓고 HD현대중공업 사업장이 있는 울산과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경남 거제 등 지역사회에서도 여론전에 참전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노동조합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우선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국회 탄핵안 통과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은 시절인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한 전 총리 방문으로 당시 정권이 HD현대중공업을 미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다만 정치적 격동기에 방문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시점이 묘하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상생안을 연이어 주장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방부가 정권 말기 돌연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정성과 투명성에 우려가 제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 10월 방사청 국정감사에서는 같은 당 박선원 의원이 HD현대중공업 직원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점을 언급하며, 수의계약 추진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도 상생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야 구분 없이 정치권이 사업에 개입하게 된 셈이죠.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 주목받았는데요. 군사 기밀 유출에 엄중한 발언으로 보이는데, HD현대중공업 부담은 상당하겠네요.
-이 대통령은 최근 충남 타운홀미팅에서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잘 살펴보라고 말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라고 특정하지 않았으나 산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KDDX 상세설계 사업을 언급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수의계약 방식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 배경입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아쉬운 분위기입니다. 군사기밀유출 사건으로 직원 유죄가 확정돼 '보안 감점'이라는 패널티를 이미 받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최근 방사청이 보안 감점 연장을 검토한다고 알려지면서 더 난감해 보입니다.
-해군력 강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KDDX 사업 방식에 많은 관심이 쏠린 상태네요.
-공정위가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면 상생안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대통령 발언은 향후 건전한 산업 발전과 공정한 절차 준수 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 기밀 유출은 명백한 범죄이기 때문이죠. 한편으로는 정치권까지 나선 점은 안타깝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기술력과 경제성 등 객관적 지표에 따라 추진될 사업이 공정성을 잃을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가는 것에 비판적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사업 방식 결정을 떠나 이중처벌이 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HD현대와 한화 자존심 싸움에서 지역사회와 정치권 등 갈등으로 확산한 셈인데요. 향후 주요 사업 등에서 양사 협력도 필요해 보이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대표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 등 국내 업체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도 건조지만 동력인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상태입니다. HD현대가 SMR 연구개발 경험이 있는 점도 핵추진 잠수함이 단순히 특정 기업만의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입니다. 아울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손잡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 입찰에 뛰어든 점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양사가 건전한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필요에 따라 협력해 K-방산 발전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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