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태 수습, AI 전환 가속 등 후보별 청사진 주목

[더팩트|우지수 기자] KT 차기 대표이사(CEO) 선출을 위한 대진표가 7파전으로 확정됐다. 후보 7명 중 6명이 전·현직 임원 출신으로 채워지며 내부 출신 인사에게 무게가 더 실린 모양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을 기존 34명에서 7명으로 압축하고 대상자에게 통보했다. 명단에는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 C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이다. 유일한 현직인 이현석 부사장을 비롯해 박윤영, 남규택, 김철수, 김태호 전 사장 등 5명이 KT에서 경력을 쌓았다. 홍원표 전 대표는 과거 KTF 전략기획조정실장을 맡은 범KT 인사다. 주형철 전 보좌관을 제외한 6명이 KT와 인연을 맺은 후보자다.
KT 이사회가 이처럼 내부 인사에 무게를 둔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해킹, 소액결제 피해 등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직을 잘 아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KT 노동조합은 입장문에서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내부 전문가에게 미래를 맡겨야 한다"며 외부 인사에 대한 경계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후보 간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박윤영 전 사장은 2019년과 2023년 대표 경선에서도 최종 후보군까지 올랐던 인물로, 기업간거래(B2B)와 신사업 분야 전문성이 강점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이현석 부사장은 영업과 마케팅 통으로 불리지만,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의 경영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홍원표 전 대표와 김철수 전 사장은 통신 3사를 두루 경험했거나 타 대기업 최고경영자를 역임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쇄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홍 전 대표는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거쳐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유일한 외부 인사인 주형철 전 보좌관으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내며 전문성과 정책 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지난 정관 변경 당시 통신 전문성 요건이 완화된 것이 외부 수혈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도 여전한 상황으로 이사회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새 대표는 취임 직후 해킹 사태 수습과 동시에 AI 전환(AX) 가속화라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통신 본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AI와 클라우드 등 비통신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도 외부의 혁신 트렌드를 접목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숏리스트가 내부 인사 위주로 구성된 것은 위기 관리와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둔 결과로 보인다"며 "다만 누가 선임되든 내부 결속을 넘어 체질 개선 추진력을 증명하는 것이 당락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 이사후보추천위는 오는 9일부터 후보자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16일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2029년 3월까지 KT를 이끌게 된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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