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주 나온 박봉담서 '전통주 일상화' 프로젝트도

[더팩트 | 손원태 기자] "K-푸드가 전 세계로 유행하는 요즘 국순당이 해야 할 일은 한식과 전통주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점을 널리 전파하는 것입니다. 우리 식문화와 전통주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입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도 전통주를 일상화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화성시 '국순당 박봉담'에서 만난 신우창 연구소장의 말이다.
국순당은 백세주나 막걸리 등 이른바 전통주를 전 세계 60여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세계 사람들은 우리 술을 떠올릴 때 소주를 꼽곤 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사람도 전통주보다는 소주와 더 친밀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국순당이 '법고창신(法古創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법고창신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한식과 전통주의 조화를 세계에 알리고, 젊은 세대에게 전통주를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하겠다는 포부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거점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박봉담'이다. 국순당의 대표 술 '백세주'가 탄생한 화성양조장을 개조했다. 박봉담의 '박'은 영어로 공원의 'Park'을 뜻한다. 공원을 한국적으로 친숙하게 바꾼 것이다. 2030세대를 겨냥한 키친과 카페, 보틀샵, 스마트팜 등 다양한 볼거리들을 담았다.
외관만 친숙하게 변한 게 아니다. 이곳에는 국순당이 그동안 쌓아온 문화예산이 담겼다. 이른바 '술 복합문화공간'이다. 막걸리를 원료로 한 라떼, 아이스크림, 술빵 등 전통주 기반의 이색적인 식음료를 선보인다. 식사 메뉴로 막걸리와 곁들일 수 있는 감자전과 샐러드 등도 있다. 이 모두가 전통주를 대중에게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다.

총대지면적 1만3200㎡(약 4000평), 연면적 8000㎡(약 2400평) 규모의 박봉담에는 법고창신의 의미답게 소규모 수제 양조장도 들어섰다. 이 양조장에서 국순당만의 전통주 실험실로 제2의 백세주가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생백세주를 비롯해 국내산 원료로 만든 수제 막걸리, 수제 맥주 등 총 13종이 개발됐다. 박봉담은 200~500ℓ의 소규모 탱크로 전통주를 다품종 소량 생산한다. 현재 깻잎과 옥수수를 원료로 한 수제 맥주 개발도 앞두고 있다.
이 술들은 박봉담 테이스팅룸에서 샘플러로 만나볼 수 있다. 현재 술 샘플러로 '박봉담 막걸리'와 '쌀쌀 막걸리', '박봉담 옛날 막걸리', '생백세주 in 봉담', '박봉담 쌀 맥주', '박봉담 포터', '박봉담 유자 바이첸' 등이 있다.
특히 박봉담 막걸리와 생백세주, 박봉담 쌀 맥주는 이제껏 먹어본 적이 없는 색다른 술맛을 냈다.
우선 박봉담 막걸리는 아로마 발효 기술로 빚은만큼 과실 향이 입안에서 오랫동안 감돌았다. 생백세주는 경기도 화성에서 수확한 쌀과 국순당의 발효 기술을 접목했는데 살균 처리를 하지 않아 산뜻하면서도 신선한 풍미가 느껴졌다. 박봉담 쌀 맥주는 국순당이 개발한 양조 전용 쌀인 설갱미와 홉, 맥아를 정교하게 조합했다. 뉴잉글랜드IPA 스타일의 서양 맥주에서 쌀이 지닌 한국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졌다.

이러한 샘플러와 곁들일 수 있는 샐러드 재료 역시 박봉담 스마트 시설에서 직접 재배된다. 국순당 계열사인 팜업이 운영하는 곳으로, 병해충 없이 균일하게 작물을 재배한다. 수직농장을 개조했으며, 대표 작물로는 버터헤드가 있다. 버터헤드는 파종부터 수확까지 약 40일이 걸리며, 하루 약 4000포기가 생산된다. 박봉담 샐러드의 대표 재료이기도 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친밀하게 다가올 수 있는 술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데까지 기획부터 모두 약 5년이 걸렸다. 전신인 화성양조장은 1986년부터 국순당의 대표 술 '백세주'를 탄생시키는 등 지금의 국순당을 만든 산파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 2004년 강원도 횡성군에 대형 양조장을 세워지면서 20년간 가동을 멈췄다.
하지만 이제 박봉담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국순당 역사의 가장 의미 있는 공간이, 이제는 미래를 향한 첨병이자 대중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다시 역할하게 됐다.
국순당 관계자는 "박봉담 터는 국순당 화성양조장이 있던 자리로, 단순하게 생산만 담당하던 공장 개념을 넘어 기획과 연구, 개발, 생산, 출시, 소통 전 과정을 소비자와 함께 즐기는 공원으로 선보였다"며 "박봉담은 다양한 술과 곁들어 먹기에 어울리는 음식, 술과 관련된 소통 공간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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