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전국
[인터뷰] 전북도교육감 세 번째 도전 천호성 교수 "교육의 3주체 신뢰 무너졌다"
[2026년 6·3 지방선거 교육감 출마예정자 릴레이 인터뷰]
'현장 교육 전문가' 내세워 출사표…초·중·고 교사 정치 참여 '찬성'


24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한 사무실에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가 전북도교육감 출마 선언 이후 <더팩트>와 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24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한 사무실에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가 전북도교육감 출마 선언 이후 <더팩트>와 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내년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전북도교육감 선거전이 일찍부터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더팩트〉는 도전 의지를 피력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이들을 만나본다.

첫 번째 인물은 최근 전북 교육감 출마를 공식 선언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전북미래교육연구소장,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전주=김은지 기자] 지난 24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한 사무실에서 만난 천호성 교수는 세 번째 전북도교육감 도전임에도 마치 첫 도전마냥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 여론조사에서 '누가 전북 도교육감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기도 했다. 경쟁자들과는 9~19%p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에서 그는 '현장 교사로서 15년', 수업을 연구하고 교육정책을 고민한 '교육대학 교수로서 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교육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현장교육 전문가 '천호성 교육'이 궁금하다.

교육감은 지역의 유·초·중·고등교육을 책임지는 자리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교사 출신 교육감이 필요하다. 15년간 현장 교사로서의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교육대학에서 수업을 연구하면서 여러 학교를 방문한 횟수도 500번이 넘는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현장 교육 전문가라는 게 저의 강점이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며 수업, 상담, 생활지도를 해 본 경험은 추후 교육감이 돼 정책을 추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장 경험 없이 대학의 총장이나 교육청의 관료로서의 경험만을 앞세우는 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장 교육 전문가로서 저의 정책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현장이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생각하고, 선생님과 학부모의 마음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것을 '천호성 교육'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 기초학력 완전책임제는.

기초학력을 튼튼히 하는 것은 공교육의 책무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원인은 가정 환경적 요인, 인지적 요인, 정서적 요인 등 매우 다양하고 전문적인 영역에 걸쳐 있다.

따라서 기초학력의 미달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초학력에 대한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전문성을 갖춘 기초학력 전담 교원의 양성과 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일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교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기초학력 향상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 아이들에게서 기초학력 문제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런 아이들을 위해 안정적인 학습공간을 운영하고, 돌봄과 기초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전문가,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기초학력 완전 책임제'를 이루고자 한다.

- 전북교육, 어떻게 진단하나.

우리 전북 지역은 젊은 인구의 유출과 출생률 저하로 학령기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향후 10년 이내에 학교의 절반가량이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학교 소멸과 지역 소멸이라는 무서운 용어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처럼 생존 자체가 문제가 되는 상황임에도 교육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된다. 학생들은 여전히 입시 중심의 경쟁 속에서 학교생활이 행복하지 못하다.

학부모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자녀 교육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가 힘겹다. 교육의 3주체라 불리는 학생, 교사, 학부모 간 신뢰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교육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 교육을 대비할 체계적 비전도 부족하다.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북교육은 이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일 천호성 교수가 전북도교육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지난 20일 천호성 교수가 전북도교육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 학생 수 감소가 가파르다. 학교 통·폐합과 폐교 활용에 대한 생각은.

먼저 우리 지역의 작은 학교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익산 성당초, 정읍 수곡초, 임실 대리초 같은 사례처럼 교육과정의 다양화, 특성화, 지역화를 이루도록 하고, '공동 학구제' 또는 '학부모 학교선택제'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학생 이동이 가능하게 할 생각이다.

또 농촌 초·중등 통합학교 운영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다닐 적정한) 학생이 없다면 학교 통·폐합을 할 것이다. 이때 폐교는 방치나 매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공익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고교학점제에 대한 여론이 엇갈린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국적으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평가와 입시제도가 이에 맞게 개편되지 않으면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보다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전북 지역은 전교생이 200명대 또는 그 이하인 고등학교가 대다수이며, 교원도 많아야 10~20명대 수준이어서 다양한 선택과목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비수도권 간, '전주·군산·익산'과 도내 시·군 간 격차도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

고교학점제가 성공하려면 우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진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을 고교 1학년 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 1인이 여러 과목을 맡게 되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관련 행정업무 부담도 커지게 되는 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 초·중·고교 교사의 정치 참여, 필요하다고 보는가.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으로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교사는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정당 가입과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다. 선거운동은 물론, 특정 정당 지지를 표명하는 것조차 제한받는다.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 미성년자인 학생은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고, 교사는 막대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길러내는 막중한 임무를 담당한 교사가 민주사회의 일원으로 목소리도 못 내고 있다는 것은 넌센스 아니겠나. 최근 교권 추락과 정책 혼선 속에서 교사의 정치적 참여가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교육정책의 현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제도적 장치와 윤리 규범 등을 통해 교육의 품격과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하면서 교사들에게 정당 가입이나 공직 출마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교원의 정당 가입을 허용하지만, 정치활동은 제한하고 있다. 또 독일은 일정 범위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되 보이텔스바흐 3원칙에 따라 교실 내 정치 선전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우리도 교실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교사의 시민적 권리를 회복시키는 절묘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24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한 사무실에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가 전북도교육감 출마 선언 이후 <더팩트>와 대면 인터뷰를 했다. /천호성
24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한 사무실에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가 전북도교육감 출마 선언 이후 <더팩트>와 대면 인터뷰를 했다. /천호성

- 전주 미산초서 악성 민원으로 인한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해 큰 논란이다. 그리고 해결 촉구 과정에서 교원노조 등의 일부 감정적 대응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육 활동이 어려운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는 교사뿐만 아니라 다수의 학생이 고통을 받아도 악성 민원인을 제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악성 민원임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로 신고됐다는 이유만으로 교사는 계속 조사를 받아야 한다. 급기야는 결과와 상관없이 병가나 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학부모에게도 민원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문제는 담임교사가 사라진 교실에 남아있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도 침해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현재 도교육청과 시·군 교육지원청, 학교의 대응 시스템은 막무가내식 악성 민원인 앞에서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고 악성 민원인들에 대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처분이 내려지고는 있지만, 이행하지 않아도 제재나 불이익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악성 민원을 제지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예비후보 등록 포함해) 세 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다.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어떻게 전망하는가.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이루겠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적당한 시기가 되면 상대 후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과 협의해 후보 단일화를 이룰 생각도 갖고 있다.

- 전북지역 학생과 학부모에게 한 말씀.

가슴을 크게 열고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 교육감'이 되겠다.

ssww993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