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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年 50조5000억원 증세…스타머 총리 지도력 시험대
2029∼2030회계연도 GDP 대비 세금 38.3%
집권 노동당, 가족 세제 혜택 제한 폐지 환영
야당 보수당 "재무장관 사임해야"


영국 노동당 정부가 26일(현지시간) 260억 파운드(50조5000억원) 규모의 증세를 발표했다. 국가 부채 억제와 공공서비스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5일 키어 스타머 총리가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 관저)에서 연설하는 모습. /AP.뉴시스
영국 노동당 정부가 26일(현지시간) 260억 파운드(50조5000억원) 규모의 증세를 발표했다. 국가 부채 억제와 공공서비스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5일 키어 스타머 총리가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 관저)에서 연설하는 모습.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영국 노동당 정부가 국가 부채 억제와 공공서비스 재원 마련을 위해 26일(현지시간) 연간 260억 파운드(50조5000억원) 규모의 증세를 발표했다.

AP·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증세 계획을 인정했다. 리브스 장관은 "긴축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조세 제도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모두 이용하는 공공 서비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경제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예산책임청(OBR)이 공개한 예산안에 따르면 2029∼2030회계연도까지의 연간 증세 규모는 260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예산안에서 발표했던 증세 규모는 400억 파운드(77조7000억원)였다.

OBR은 이번 증세로 2029∼2030회계연도까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 비율이 38.3%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보다 0.8%포인트(P) 높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다.

리브스 장관은 "의심할 여지 없이 다시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근로자들을 위한 더 신뢰할 만하고 공정한 대안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이날 발표된 예산안에 대해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이날 발표된 예산안에 대해 "정부가 복지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했다"며 "리브스 장관이 품위를 가졌다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2월 14일 런던의 '빅벤' 시계탑(엘리자베스 타워)과 국회의사당 모습. /AP.뉴시스

앞서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진 근로자 소득세 인상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고, 2030∼2031회계연도까지 개인 소득세·국민 보험료 과세 기준을 동결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이 조치로 증가할 세수는 83억 파운드(16조1000억원)로 추산된다.

배당금, 저축, 자산 소득세율은 2%P 높아져 21억 파운드(4조1000억원)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도 △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주행거리 기반 세금 신설(14억 파운드, 2조7200억원) △온라인 베팅 세율 인상 등 도박세·주세 개편(11억 파운드, 2조1300억원) △200만 파운드(38억9천만원) 이상 주택에 추가 저택세 도입(4억 파운드, 7770억원) 등이 예산안에 포함됐다.

리브스 장관은 또한 정부 재정 여유분으로 220억 파운드(42조7000억원)를 확보했다.

이날 아동과 가족 세제 혜택을 2명까지로 제한하는 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집권 노동당의 숙원으로 30억 파운드(5조8000억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발표된 예산안에 집권 노동당은 환호했고, 야당인 보수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정부가 복지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했다"며 "리브스 장관이 품위를 가졌다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증세로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라는 오명을 가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지도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해 당 대표 교체설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직을 수행하기 때문에, 당 대표 교체는 곧 영국의 총리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오전 재무장관의 발표 전 OBR 홈페이지에 예산안 자료가 게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OBR은 즉각 사과했고, 리브스 장관은 의회에 "실망스럽고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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